최저임금 1만700원, 못 받는 사람은 왜 늘었나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14일 2027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1만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액수다. 그런데 같은 시기 통계는 다른 숫자를 가리킨다.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 이른바 '미만율'이 12.4%로 2001년 4.3%의 세 배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임금을 올리라는 결정과, 그 임금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같은 노동시장 안에서 나란히 벌어지고 있다.
3.7% 인상은 어떻게 나왔나
올해 심의는 노동계 시급 1만2000원(16.3% 인상)과 경영계 1만320원(동결) 안으로 출발해 12차례 수정안을 주고받았다. 공익위원들이 1만600~1만860원을 '심의 촉진 구간'으로 제시한 뒤, 표결에서 사용자위원안인 1만700원이 과반을 얻어 확정됐다.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도급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안건도 함께 논의됐지만 부결됐다. 업종별로 금액을 달리 정하는 '차등적용'은 지난달 18일 제7차 전원회의 표결(찬성 11, 반대 14)에서 이미 무산된 뒤였다.
미만율이 말해주는 것
미만율 12.4%는 임금근로자 여덟 명 중 한 명이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뜻이다. 숙박·음식점업은 31.6%,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은 30.3%로 전체 평균의 두 배 이상이다.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이 비율도 함께 올라온 흐름은, 위반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 자체가 해당 업종의 실제 지불 능력을 넘어서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 구분 | 최저임금 미만율 |
|---|---|
| 2001년 전체 | 4.3% |
| 2025년(작년) 전체 | 12.4% |
| 숙박·음식점업 | 31.6% |
| 5인 미만 사업장 | 30.3% |
중위임금의 60%, 국제 비교로 보면
한국의 카이츠지수(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는 2019년 이후 6년 연속 60%를 웃돈다. 노동경제학에서 통상 35%를 넘어서면 고용주가 근로시간 축소나 고용 감축으로 대응하기 시작한다고 보는 기준선을 한참 벗어난 수준이다. 경영계가 이번 심의에서 숙박·음식점업의 실질 임금 수준이 이미 중위임금의 70~80%에 근접한다고 주장한 배경도 여기 있다. 업종별 차등적용이 매년 논의만 되고 표결에서 막히는 구조 자체가, 특정 업종에서 최저임금이 시장 임금 신호를 압도하는 문제를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인상률 표: 최근 3년 추이
| 연도 | 최저임금(시급) | 전년 대비 |
|---|---|---|
| 2025년 | 1만30원 | - |
| 2026년 | 1만320원 | +2.9% |
| 2027년 | 1만700원 | +3.7% |
인상률 자체는 급격하지 않다. 문제는 인상 폭이 아니라, 그 인상이 영세 사업장의 지불 능력과 계속 어긋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론: 실질임금 방어라는 반대편 논리
노동계는 다른 셈을 한다. 물가 상승분을 제하면 최근 몇 년간 실질임금 인상 폭은 크지 않았고, 최저임금 노동자 상당수가 여전히 생계비에 못 미치는 소득을 받는다는 것이다.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사실상의 임금 동결·삭감이자 차별의 제도화라고 반대해왔다.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보장이라는 목적 자체를 부정할 근거는 없다.
숫자가 가리키는 다음 국면
미만율이 매년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가파르게 오른다면, 정책의 실제 효과는 '저임금 근로자 보호'가 아니라 '저임금 근로자의 절반가량을 법 밖 고용으로 밀어내는 것'에 가까워진다. 업종별 차등적용 표결이 올해도 부결되면서, 숙박·음식점업과 5인 미만 사업장의 미만율은 내년에도 비슷한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단일 최저임금 체계를 그대로 둔 채 인상만 반복하는 접근이 얼마나 더 지속 가능한지는, 다음번 미만율 통계가 답할 것이다.
분석 근거: 뉴스1, 한국경제, 서울경제, 헤럴드경제, 이투데이 보도 및 최저임금위원회·한국은행 공개 통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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