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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유급휴가 내년부터 시간 단위 사용 허용

모민철모민철 기자· 6/3/2026, 11:43:00 AM· Updated 6/3/2026, 11:43:00 AM

연차 유급휴가, 내년부터 시간 단위 사용 가능…근로기준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내년부터 근로자가 연차 유급휴가를 하루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쪼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근로자의 휴가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개인별 근로 시간 유연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기존에는 연차 휴가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하루 전체를 사용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반나절, 혹은 몇 시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라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직장인들의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개선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40건의 법률 공포안과 20건의 대통령령안과 함께 심의·의결되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통과 후 법제처 심사, 대통령 재가 등의 절차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며, 공포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법 공포 시점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포 후 수개월 내에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법 개정은 노동 시장의 변화와 근로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시간 근로 문화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로 형태를 추구하는 사회적 흐름이 법제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과 예상 파급 효과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연차 유급휴가를 시간 단위로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그동안 연차 휴가는 최소 1일 단위로만 사용이 가능했기에, 반차 또는 2~3시간 정도의 짧은 휴가 사용을 원하는 근로자들은 연차 대신 개인적인 연가를 사용하거나, 회사 규정에 따라 별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개정안 통과로 인해 근로자는 1년 만근 시 발생하는 연차 15일(1년 미만 근로자는 발생 기준에 따라 다름)을 최대 120시간(1일 8시간 기준)으로 전환하여, 1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근로자의 휴가 사용률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짧은 시간이라도 필요한 때 휴가를 쓸 수 있다면, 근로자들은 병원 방문, 자녀 등하교, 개인적인 경조사 참여 등 유연하게 자신의 일정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오전에 중요한 회의가 있거나 오후에 병원 진료 예약이 있는 경우, 하루 전체 연차를 소진하지 않고 필요한 시간만큼만 사용하여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곧 근로자의 만족도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시간 단위 연차 사용은 육아기 근로자나 고령 근로자 등 특정 집단의 근로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개정안의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기업의 관리 부담이 다소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로자들이 시간 단위로 연차를 신청하고 이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인사 시스템의 변화나 추가적인 행정 업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이러한 시스템 구축이나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업들이 시간 단위 연차 사용을 원활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거나, 필요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노사 및 전문가 반응: 기대와 우려의 교차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일부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는 근로자의 휴가 사용 편의성을 크게 증진시킬 이번 개정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연차 휴가의 시간 단위 사용은 근로자의 권익을 신장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이번 법 개정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경영계는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는 "근로자의 휴가권 보장이라는 대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현실적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연차 휴가 사용 기록, 관리 시스템 구축 등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명확한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특히, 연차 휴가 사용 시점과 관련하여 근로자가 시기지정권을 행사할 때 기업의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하는 경우, 사용 시기를 변경하도록 할 수 있는 기존의 조항이 시간 단위 연차 사용에서도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추가적인 해석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한국의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고 유연 근로를 확산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한 노동법 전문가는 "이번 개정은 단순한 법률 개정을 넘어, 근로 시간과 방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의 필요에 맞춰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근로자들의 업무 몰입도와 만족도가 향상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기업과 근로자 간의 충분한 소통과 상호 이해가 중요하며, 기업은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향후 전망 및 정책적 과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법 공포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시간 단위 연차 사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법 시행에 앞서 근로기준법 시행령 및 관련 지침 개정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정은 단기적으로는 근로자의 휴가 사용 패턴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로 문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한국이 OECD 회원국 등 선진국 수준의 근로 환경을 갖추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적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기업들이 시간 단위 연차 사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구축이나 교육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중요하다. 또한, 연차 휴가 사용 촉진을 위한 캠페인이나 홍보 활동을 통해 근로자들의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휴가 사용 문화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이번 개정의 취지를 살려 주 4일제 도입, 선택적 근로 시간제 확대 등 보다 포괄적인 유연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 전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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