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 중재로 이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 작성... 미국 “서두르지 않는다”
이란이 중간에서 해결을 돕는 3개국의 요청에 따라 세계 석유 수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조건 목록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대이란 전쟁이 6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종전 논의는 아직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오만·카타르 등 주요 중재국이 나흘 사이 잇따라 이란 테헤란을 찾았다.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은 27일 테헤란에서 최고위급 인사들과 연쇄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상대는 이란 측 종전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 등이다. 알사니 총리는 주변국의 주권 등을 위해 해협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긴장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다.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도 24일 이란 지도부를 만나 종전 양해각서(MOU) 복원을 촉구했다. 그는 두 차례 백악관에 초청됐으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도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다. 지난 6월 MOU 체결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중재 노력은 물류 측면에서도 진전을 이뤘다. 원유 운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과 오만은 25일 '임시 공동 항해 회랑'을 구축하고 해협 내 기뢰 제거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27일 인터뷰에서 "항로 일부는 오만 영해를, 나머지는 이란 영해를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재국들의 요청에 따라 해협 재개장을 위한 조건 목록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앙 항로는 미국이 이란의 조건을 수용해야 통항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종전이 조건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 만남을 원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인터뷰에서 "군사력을 파괴하기 위한 '에픽 퓨리 작전'을 수행했고 이제 경제를 파괴하기 위한 '이코노믹 아웃캐스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도 제재를 부과하는 '이코노믹 아웃캐스트 작전'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브래드 쿠퍼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27일 '기뢰 제거 작전은 이미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며 '오늘날 국제 항로는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로 나올 만한 의미 있는 제안이 있다고 느낄 때까지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며 "아직 그런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