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조달시장 리포트: 조달 시장 승자는 없다 대훈환경 실적 1건
조달 시장의 승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공공조달 실적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수십 개 기업이 저마다 한 건의 실적을 남겼고 특정 업체로 계약이 쏠리는 집중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한 기업당 한 건. 이 단순한 등식이 최근 공공 시장 참여 구조의 핵심을 보여준다.
완전히 분산된 참여 구조
집계된 조달 데이터에는 환경·산림·건축·엔지니어링·관광·보험·안전·유통 등 사실상 모든 서비스 분야가 걸려 있다. 대훈환경과 대경산림개발, 유한회사 산림자원개발은 환경·산림 공공사업을, (주)한인종합건축사사무소와 주식회사 한빛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는 공공 설계·엔지니어링 영역을 각각 차지했다. 모든 기업의 실적이 한 건으로 같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위 업체가 여러 계약을 연달아 가져가는 민간 시장의 패턴과 결이 다르다.
이런 분산은 우연이 아니다.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한 소량구매와 전문서비스 계약이 소규모 전문기업에게도 문을 열어둔 결과로 풀이된다. 계약 규모가 작은 자리가 많을수록 참여 문턱이 낮아지고 참여 기업 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공공 시장이 대기업의 무대가 아니라 중소 전문기업의 첫 무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종 지도가 말해주는 공공 수요
참여 기업의 업종 분포만 뜯어봐도 정부 수요의 방향이 읽힌다. 산림 관련 업체가 여럿 포함된 점은 산림복구와 산림자원 관리 예산이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식회사 혁신안전기술과 삼정엘리베이터(주) 같은 시설 안전·유지관리 기업의 진입도 같은 맥락이다. 공공 시설물의 안전관리 의무가 강화될수록 이 분야 수요는 구조적으로 커진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서비스업의 폭이다. (유)남도관광은 관광 분야를, 주식회사 마이샵온샵과 인터즈 주식회사는 유통·온라인 서비스를 대표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주)의 이름이 조달 명단에 오른 것은 보험 상품조차 공공 구매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금강지리정보의 측량·공간정보 실적까지 더하면 공공조달이 제조와 건설을 넘어 지식서비스 전반으로 확장됐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B2G 진입의 의미와 리스크
시작하기 위해 위대할 필요는 없다. 위대해지려면 시작해야 한다.
지그 지글러의 이 격언은 공공 시장 문을 두드린 중소기업에 그대로 들어맞는다. 실적 한 건은 미약해 보이지만 의미가 다르다. 공공 조달 실적은 이행 능력을 검증받은 기록이라 이후 입찰 심사에서 유리하게 작동한다. 첫 계약이 재계약과 확장의 디딤돌이 되는 셈이다. 민간 수요가 위축될 때 공공 계약은 매출의 안전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만 리스크도 분명하다. 참여자가 흩어져 있다는 것은 경쟁 강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두가 한 건씩만 챙기는 구조에서는 덤핑성 응찰과 일회성 거래가 마진을 깎을 수 있다. 첫 진입에 성공한 기업이 실적을 쌓아 지속 거래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다.
분산에서 선별적 집중으로
당분간 참여 문턱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달청의 중소기업 우선구매 정책과 지역기업 배려 장치가 유지되는 한 신규 진입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기후 대응과 산림관리, 시설 안전, 디지털 서비스 등 이번 명단에 담긴 분야는 정부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분산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적과 신뢰를 쌓은 소수가 재계약과 다년 계약으로 자리를 굳히면 시장은 점차 선별적 집중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흩어져 있는 수십 개 기업의 기록이지만 이 실적 자체가 다음 단계 경쟁의 출발선이 됐다. 공공 시장의 지형은 실적 축적 속도에 따라 다시 그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