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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3.3%, 그런데 사업장 3분의 2는 월 100만원

류근웅류근웅 기자· 9/25/2026, 7:06:13 PM· Updated 9/25/2026, 7:06:22 PM

한국 경제는 지금 두 개의 숫자 사이에 놓여 있다. 하나는 한국은행이 잡은 올해 성장률 전망 3.3%이고, 다른 하나는 국세청 통계가 보여주는 연소득 1천200만원 이하 사업장 비중 66.8%이다. 같은 나라, 같은 시기의 숫자인데 방향이 정반대다. 반도체가 만든 성장과 골목이 사는 현실 사이의 간극을 국정감사 자료가 숫자로 밝히고 있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숫자

8월 말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로 올렸고 내년 전망도 2.1%에서 2.9%로 수정했다. KDI는 2.5%에서 3.2%(8월), OECD는 9월 3.7%로 잇달아 상향했다. 배경은 하나, AI 수요에 올라탄 반도체 수출이다. 그런데 KDI는 올해 취업자 증가폭이 11만 명에 그칠 것으로 봤다. 성장률 3%대에 취업자 11만 명. 숫자 자체가 '고용 없는 성장'을 가리킨다.

사업장 3분의 2는 월 100만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문진석 의원이 25일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가 그 뒷면이다.

구분2020년2024년변화
연소득 1천200만원 이하 사업장583만2천552개837만9천407개43% 증가
전체 사업장 중 비중64.4%66.8%+2.4%포인트
매출 0원 사업장78만363개(8.5%)110만7천690개(8.8%)+32만 개

연소득 1천200만원은 월 100만원이다. 2024년 최저임금(시급 9천860원)을 주 40시간으로 환산한 월 206만74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사업장 증가율(약 38%)을 웃돈다. 창업이 늘수록 영세 구간이 더 두꺼워지는 구조다.

1천72조 연명 대출의 계산

폐업은 이미 2025년 7월 국세통계 기준 100만 건을 넘었다. 경기도일자리재단 '고용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자영업 대출은 2020년 1분기 701조원에서 2025년 3분기 1천72조원으로 불었고 연체율은 0.5%에서 1.8%로 3.6배 올랐다. 저금리 시절 확대된 보증과 정책자금이 문 닫을 가게를 붙잡아 둔 셈이다. 시장이 재편했을 자리에 빚이 대신 앉았고, 그 이자를 지금 갚고 있다.

반론: 파급에는 시차가 있다

정부와 여당은 성장 효과가 반도체에서 다른 업종으로 번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정부는 7월 올해 성장률 3%, 취업자 15만 명 증가로 전망을 수정했고,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성장에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총지출 820조9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그 계획의 숫자다. OECD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을 G20 중 가장 큰 폭(0.7%포인트)으로 올린 점도 이 쪽 논리의 근거다.

세수가 늘었을 때의 선택

문제는 돈의 방향이다. 3%대 성장과 838만 개의 월 100만원 사업장을 하나의 문장에 넣으려면, 세수를 버티기 보조금이 아니라 폐업·재취업 경로와 업종 전환, 진입 규제 축소에 써야 한다. "버티게 하는 지원을 넘어 제때 정리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여당 의원 스스로 먼저 꺼냈다는 점이 시사적이다. 숫자는 이미 방향을 정해 줬고, 남은 것은 예산이 그 방향을 따를지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이데일리(국세청 제출 자료, 2026.9.25), 조선일보·아시아경제(한국은행·KDI 전망), 머니투데이(경기도일자리재단 고용이슈리포트), 뉴시스(2027년 예산).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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