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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18년 만에 최대 반등, 정작 늘어난 건 '첫째'뿐이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10/1/2026, 1:04:29 PM· Updated 10/1/2026, 1:04:38 PM

한국의 출생 통계는 지금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하나는 2025년 출생아 25만 4,500명, 전년보다 6.8% 증가라는 18년 만의 최대 반등이고, 다른 하나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사상 최저였던 2020년 출생아 그대로 들어오는 절벽이다. 아기는 돌아왔지만, 돌아온 이유와 돌아오지 않는 부분을 나눠 봐야 반등의 온도를 알 수 있다.

반등을 끈 것은 정책이 아니라 결혼이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발표로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0명, 2024년 0.75명에서 2년 연속 상승했다. 증가의 동력은 혼인이다. 혼인 건수는 20개월 넘게 전년 같은 달을 웃돌았고, 코로나19 시기에 미뤄둔 결혼이 몰리며 첫째 출생이 늘었다. 산모 연령도 이 흐름을 보여준다. 35세 이상 산모의 출생아 비중은 37.3%로 더 높아졌고 30대 후반 출산율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늦은 결혼이 늦은 출산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숫자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늘어난 아기의 62%가 첫째다

순위별로 쪼개면 반등의 성격이 선명해진다. 출생아 확정 통계 기준 첫째아는 15만 8,700명으로 8.6% 늘었지만, 둘째아는 4.4%, 셋째 이상은 0.5%에 그쳤다. 한 번 쓰고 끝나는 '신규 진입' 효과에 가깝다는 뜻이다.

출생 순위2025년 출생아전년 대비
첫째아15만 8,700명+8.6%
둘째아7만 9,200명+4.4%
셋째아 이상1만 6,300명+0.5%

첫째아 비중은 62.4%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첫째를 낳은 가구가 둘째로 넘어가는 문이 열리지 않는 한, 이번 반등은 결혼 회복분만큼만 나오고 멈출 수밖에 없다.

출산 지도에는 두 개의 한국이 있다

같은 해 전국 평균 0.80명 안에서 지역은 갈라져 있다. 전남(1.09명)과 세종(1.06명)은 1명을 넘겼고, 서울은 0.63명에 머물렀다. 시군구 단위 1위인 전남 영광군은 1.79명으로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일자리·주택·보육 인프라를 갖춘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가 2배 수준으로 벌어진다. 출산율 회복 논의를 평균 하나로 묶으면 이 갈림이 보이지 않는다.

구분2025년 합계출산율
전남1.09명
세종1.06명
전국 평균0.80명
서울0.63명

반등해도 안 바뀌는 절벽의 시계

올해 들어서도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7월 출생아는 24,275명으로 11.1% 증가해 2007년 이후 같은 달 최대 올랐고, 6월 월간 합계출산율은 0.88명을 찍었다. 그러나 인구 구조의 시계는 되돌리지 못한다. 2026년 초등학교 신입생은 약 27만 명이던 2020년 출생아가 그대로 들어온 시대이고, 서울시교육청은 2031년까지 학생 수가 27.8% 줄고 폐교가 5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서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2년 71.1%에서 2072년 45.8%로 떨어지고, 총부양비는 2058년부터 100명을 넘는다. 출산율 0.05명의 상승이 이 일정을 바꾸지는 못한다.

반론: 추세 반전이라는 해석도 근거가 있다

이번 반등을 일회성 시효과로만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혼인 증가가 20개월을 넘기며 짧은 파열음이 아니라는 점, 올해 출생 증가율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실제로 2026년 연간 출산율이 7년 만에 0.9명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해석이 성립하려면 둘째·셋째 증가율이 첫째를 따라와야 한다. 아직 그 신호는 통계에 없다.

안도와 축하는 62.4%의 첫째 비중이 무엇을 말하는지부터 확인한 다음에 할 일이다. 지금 확인되는 사실은 두 가지다. 반등은 진짜이고, 절벽도 진짜라는 것. 둘째 전환을 막는 주택·양육 비용의 벽을 허물고, 서울 0.63명과 세종 1.06명을 가르는 조건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이번 상승분은 다음 코호트가 올 때까지의 유예일 뿐이다. 초등학교 신입생 명단이 이미 그 답의 첫 장을 보여주고 있다.


분석 근거: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2025년 출생·사망통계 및 2026년 7월 인구동향,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통계청 KOSIS 장래인구추계, 서울시교육청 학생 수 전망, 연합뉴스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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