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이트륨 가뭄, TSMC는 자석을 뺀다…한국 창고엔 85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국가별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핵심 광물 이트륨이 수개월 안에 바닥나자 미국에 '중국을 설득해 달라'는 요청까지 올라갔고, TSMC는 반도체 장비에서 중국산 희토류 자석을 빼는 쪽으로 움직인다. 한국의 답은 창고를 키우는 것이다. 통제 사태 1년 반, 세 대응 사이에서 한국이 서 있는 자리를 숫자가 보여준다.
중국의 수도꼭지, 이번엔 일본을 향해 잠겼다
중국은 9월에도 미국과 EU를 향한 희토류 자석 수출은 늘리면서 일본행 물량만 19% 줄였다(뉴스1·뉴스핌 보도). 결과는 곧바로 왔다. 일본의 이트륨 재고는 수개월 내 고갈 직전까지 몰렸고, 도쿄는 10월 20일 미국에 중국 설득 요청이라는 외교 카드를 꺼냈다(연합뉴스). 관세 인하와 맞바꿔 통제 유예를 받아낸 2025년 11월의 미중 합의와 견주면 수도꼭지를 여닫는 주도권이 어디 있는지 분명해진다. 수출통제는 이제 외교의 지렛대다.
TSMC는 자석부터 뺀다
TSMC가 장비 업체에 희토류 자석을 쓰지 않는 모터로 바꾸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가 10월 23일 나왔다(연합뉴스). 조달처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제품 설계에서 중국산을 지워버리는 대응이다. 전기차·풍력·반도체 어디든 희토류 자석이 들어가는 만큼 이 방향이 아니면 언제든 같은 압박에 다시 노출된다. 기술주권을 지킨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 주체 | 상황(2026년 10월) | 대응 |
|---|---|---|
| 일본 | 이트륨 수개월 내 고갈 위기 | 미국에 중국 설득 요청(10월 20일) |
| TSMC | 장비용 희토류 자석 노출 | 자석 없는 모터·부품으로 교체 추진 |
| 한국 | 비축 84.9일(4년 만 3배) | 관리 품목 51종, 비축 365일 목표 |
한국 성적표: 창고는 3배, 조달선은 제자리
10월 국감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핵심광물 비축은 4년 만에 3배 늘었지만 절대량은 84.9일치다(전기신문·에너지데일리). 더 문제인 건 방향이다. 망간의 중국 의존도는 47.2%로 되레 올랐고 흑연 의존도 여전하다. 사들이는 곳이 같은데 창고만 커지면 그것으로 끝인 공급망이다.
반론: 정부 로드맵의 방향 자체는 옳다
정부는 9월 23일 자원안보 중장기 로드맵을 냈다. 관리 품목을 38종에서 51종으로 늘리고 비축을 최대 365일로 확대하며,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2035년까지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내용이다(연합뉴스·서울경제). 비축 늘리기에서 조달 다변화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선언이라 방향은 옳다. 남은 건 이행 속도와 예산의 우선순위다.
| 항목 | 현행 → 목표 |
|---|---|
| 핵심광물 관리 품목 | 38종 → 51종 |
| 핵심광물 비축 | 최대 365일치 |
| 중동산 원유 의존도 | 70% → 50% 이하(2035년) |
| 원유 비축시설 | 2000만 배럴 확충 |
답은 시장 쪽에서 먼저 나왔다
포항시는 10월 27일 미국 KMMI와 3,000억 원 투자 협약을 맺고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거점을 짓는다(한국경제·이투데이). 삼성전자·현대차·LG를 겨냥한 공급망이다. 한국재료연구원도 희토류 사용량을 줄인 고성능 영구자석 국산화에 들어갔다(전자신문). 정부 창고가 아니라 민간 자본과 기술이 의존도를 깨는 그림이다.
85일이 사는 건 시간이다
비축은 시간을 살 뿐 답이 아니다. 일본 사례는 중국이 필요할 때 특정국만 조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통제 와중에도 한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아왔다는 기록(연합뉴스, 2025년 5월)은 안전장치가 아니라 유예에 가깝다. 창고가 365일로 차기 전에 조달선과 설계가 먼저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뉴스1, 뉴스핌, 전기신문, 에너지데일리, 서울경제, 한국경제, 이투데이 보도 및 2026년 국감 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