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전관예우 막는 법안 국회에 들어왔다
중수청 출범을 한 달 앞두고 퇴직 수사관들의 '뒷문 로비'를 차단하는 법안이 국회에 들어왔다.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13일 다음 달 문을 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퇴직 공무원의 전관예우를 막는 법안을 발의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중수청이 출범 전부터 견제 장치 논쟁에 휘말린 셈이다.
왜 지금 전관예우 방지법인가
전관예우는 퇴직 판·검사나 수사 공무원이 대형 로펌으로 이직한 뒤 과거 소속 기관과의 인맥을 활용해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는 관행을 뜻한다. 검찰 개혁 논의가 20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가장 큰 비판 대상이 된 부분이기도 하다. 중수청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이관받아 대형 범죄를 전담하는 독립 수사기구로 설계됐다. 그런데 출범 초기부터 퇴직자들이 로펌·기업으로 이직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면 결국 '제2의 검찰'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현행 변호사법은 전관 변호인의 수사 기관 접촉을 제한하지만, 수사기구 개편에 따른 실효성 논란은 계속돼 왔다.
법안의 핵심 내용과 적용 대상
발의된 법안은 중수청 퇴직 공무원이 일정 기간 자신이 재직하던 분야와 관련된 사건의 수사·재판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골자로 알려졌다. 취업 제한 대상은 중수청에서 수사 업무를 수행하던 직급별 공무원이며, 퇴직 후 제한 기간 동안 관련 로펌 취업과 변호사 활동에 일정한 경직이 따르게 된다. 이는 그간 검사에게만 적용되던 취업 제한을 중수청 직원으로 확장하는 설계다. 영향 범위도 만만치 않다. 중수청은 출범과 함께 다수의 검찰 수사 인력을 이관받는 구조여서, 퇴직 이후 진로에 대한 제약이 조직 문화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 기관의 권한이 강해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퇴직 후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법안 발의의 기본 논리다.
여야와 시민단체의 입장
여야의 온도차는 뚜렷하다. 국민의힘은 중수청이 검찰 수사권을 넘겨받는 초대형 기구인 만큼 권한만큼 견제도 병행돼야 한다며 법안의 취지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중수청 설립을 주도한 민주당 쪽에서는 취업 제한이 과도할 경우 우수 인력 확보가 어려워져 수사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민단체들도 갈린다. 검찰개혁운동 성향의 단체들은 전관예우 차단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제한 범위가 모호하면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법조계에서는 제한 기간 설정과 대상 직급 범위가 법안 통과의 실질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본다. 대법관 출신 전관 변호사 논란이 법조계 내부 문제로 확산한 경험상, 방치하면 중수청 신뢰도가 출범 초기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입법 일정과 전망
절차상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거치게 된다. 중수청이 다음 달 출범하는 시점을 감안하면, 법안 처리 속도가 제도 정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13일 정기국회에서 민생법안을 차질 없이 처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개혁 관련 입법도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야가 중수청 자체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이 법안 역시 단숨에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절충안으로 취업 제한 기간을 단계적으로 조정하거나 예외 요건을 두는 방식이 거론될 수 있다. 출범 이후 중수청의 첫 대형 사건 수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견제 입법의 추진력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실효성의 균형이다. 전관예우 방지라는 방향 자체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제한 범위를 어디까지 둘 것인지를 두고 여야 협상이 길어지면 중수청은 견제 장치 없이 운영되는 공백기를 겪게 된다. 정기국회 내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구체적 심사 일정과 여야 협의체 구성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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