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사망케 한 택시기사에 검찰 징역 7년 구형
구급차를 고의로 가로막아 이송 중이던 말기 암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특수폭행 등)로 구속기소된 택시기사 최 모 씨(당시 31세)에 대해 검찰이 2020년 9월 23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형량을 정해 달라고 검찰이 법원에 요구하는 재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최 씨가 초기 조사에서는 '환자를 먼저 119로 후송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다가 자백했고, 법정에서도 일부 범행에 대해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최 씨가 2017년에도 사설 구급차와 접촉사고를 낸 전력이 있으며, 당시 처벌됐더라면 이번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2020년 6월 8일 오후 3시 15분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호흡곤란을 겪던 80대 말기 암 환자를 태운 사설 구급차가 차선을 변경하던 중 택시와 부딪쳤고, 구급차 기사는 응급환자가 있으니 병원에 먼저 모시고 가서 사건을 처리하자며 명함을 건넸다. 그러나 최 씨는 거부했다. 유족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최 씨가 '가려면 나를 치고 가라', '119를 부르겠다'고 말하며 구급차 앞을 가로막는 모습이 담겼다. 응급환자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에도 최 씨는 약 11분 동안 진로를 막았고,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응급실 도착 약 5시간 만에 숨졌다.
최 씨는 2017년 7월 사설 구급차를 일부러 들이받고 50만 원을 내놓지 않으면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6차례에 걸쳐 전세버스, 회사 택시, 트럭 운전 업무 종사자들을 상대로 접촉사고를 빌미로 2000여만 원의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최 씨를 구속기소했으며 환자 사망 책임을 묻는 살인·특수폭행치사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최 씨가 장기간에 걸쳐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접촉사고를 빌미로 보험금과 합의금을 편취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고의 접촉사고를 내고 환자 탑승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이송 업무를 방해한 위험성을 고려하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응급환자 사망과 최 씨의 행위 사이 인과관계는 기소가 이뤄지지 않아 법원의 판단 범위가 아니라며 양형에 참작하지 않았다.
최 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재판 과정에서 반성문을 25차례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고 상대 보험사와 합의한 점 등을 이유로 원심보다 2개월 감형한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고,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서 형이 확정됐다. 2021년 8월 11일 유족 3명이 최 씨를 상대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3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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