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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전력망이 교류에서 직류로 바뀐다

모민철모민철 기자· 2026. 9. 24. AM 8:41:05· 수정 2026. 9. 24. AM 10:07:20

AI 데이터센터 전력이 직류로 바뀐다. 글로벌 전력기기 업체 ABB가 24일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용 직류(DC) 전력 솔루션 '인피니투스(Infinitus)'를 공개했다. 차세대 AI 서버 한 랙(서버를 모아 둔 틀)의 소비 전력이 현재 약 200kW에서 1MW(1000kW)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전압을 여러 번 바꾸는 기존 교류(AC) 방식으로는 전력 손실과 발열, 설비 공간 문제를 피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ABB는 인피니투스를 전원에서 서버 랙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업계 최초의 통합 DC 포트폴리오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반복되던 전력 변환 단계를 줄이는 것이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에서 받은 교류 전력을 여러 단계에서 변압·변환한 뒤 서버가 쓸 수 있는 직류로 바꾸는데, 변환 단계가 늘수록 에너지 손실과 발열이 커지고 변압기와 전력변환장치가 차지하는 공간도 함께 불어난다. 인피니투스는 중전압 AC를 800V DC로 직접 변환하는 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SST)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후 데이터센터 내부에서는 800V DC를 분배해 서버 랙까지 전달한다. 중전압 전력 공급부터 AC·DC 변환, 직류 배전과 보호, 냉각 최적화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구조다.

GPU만 바꿔선 안 된다

엔비디아는 기존 전력 공급 구조를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병목 가운데 하나로 보고, 랙 내부의 54V DC 방식으로는 차세대 전력 요구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800V DC 아키텍처를 차세대 AI 팩토리의 전력 표준으로 추진하고 있다. 높은 전압으로 전력을 공급하면 같은 전력을 전달할 때 필요한 전류를 낮출 수 있어 케이블과 구리 사용량, 전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ABB와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기가와트(GW)급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800V DC 전력 아키텍처 개발 협력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도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를 통해 관련 표준을 개발 중이며, 현재 80개 이상의 장비·인프라 업체가 해당 사양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ABB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DC 배전 구조를 적용하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5%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500MW 규모 데이터센터를 기준으로 약 25MW의 전력을 추가 IT 연산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BB는 기존 AC 설비와 800V DC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거쳐 장기적으로 DC 중심 데이터센터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2030년 새로 구축되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약 25~40%가 DC 배전 방식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BB는 인피니투스의 주요 구성품을 향후 12개월 안에 생산할 계획이며, 전체 포트폴리오를 적용한 첫 DC 네이티브 데이터센터는 2~3년 안에 가동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고객사, 설치 장소, 공급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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