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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의 절반이 반도체, 그 절반은 중국행…호황의 두 개 얼굴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9. 25. AM 9:05:48· 수정 2026. 9. 25. AM 9:06:32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 보는 초호황과 사상 처음 보는 쏠림을 동시에 맞고 있다. 관세청 집계 9월 1~20일 수출 714억 달러는 동기 기준 역대 최대다. 그러나 그 47.8%가 반도체 하나 품목에서 나왔고, 지난 8월 반도체 수출의 52.3%는 중국과 홍콩으로 향했다. 품목 절반, 시장 절반. 숫자는 호황이라 말하지만 구조는 한 줄기 다리 위의 성장이다.

절반이 반도체인 나라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서 반도체 수출은 34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9.4%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8%, 1년 새 24.1%포인트 올랐다. 무역수지 230억 달러 흑자도 반도체가 견인했다.

9월 1~20일(관세청)수치증감
전체 수출714억 달러+78.3%
반도체 수출341억 달러+259.4%
반도체 비중47.8%1년새 +24.1%p
무역수지230억 달러 흑자—

산업통상자원부 발표 8월에도 같은 그림이다. 반도체 수출 466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고 3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넘었다. 반면 같은 달 자동차 수출은 29.8%, 선박은 45.9% 줄었다. 반도체가 나머지를 덮는 구조다.

그 절반은 중국·홍콩행

8월 반도체 수출 가운데 중국·홍콩향은 244억1000만 달러로 52.3%를 차지했다. 전년 동월보다 299.7% 늘었다. 대중 수출 전체(241억 달러)와 비교해도 반도체가 사실상 전부라는 뜻이 된다.

이 쏠림의 안전핀은 미중 무역휴전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11월 10일 만료 예정이던 이른바 '부산 합의'를 2개월 연장해 내년 1월 10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장 발표가 나오자마자 한국 반도체 업계가 안도한 이유가 여기 있다. 다만 이 합의는 시한부다. 1월 10일 이후의 관세 구도는 추가 협상에 달렸고, 한국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품목의 절반이 걸려 있는 시장의 변수다.

유리벽 너머의 추격자

추격자의 순위표도 바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에서 중국 1위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9.5%로 마이크론(23.3%)에 이은 4위에 올랐고, 최근 5세대 D램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 낸드에선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비트 출하량 기준 14%로 3위다.

2분기 점유율(트렌드포스)1위2위한국 기업
D램(매출)삼성전자 39.4%SK하이닉스 24.9%— (CXMT 9.5%, 4위)
낸드(출하량)삼성전자 25%SK하이닉스 22%— (YMTC 14%, 3위)

반론: 당장의 위협은 아니다

이 그림을 곧바로 위기로 읽지 않는 쪽의 근거도 분명하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전문연구원은 "중국의 자립도가 높아져도 수요 자체가 계속 늘고 있어 우리 수출이 크게 위협받지는 않는다"고 본다. 업계도 CXMT와 YMTC는 거대한 중국 내수 수요 대응에 몰려 있고, YMTC는 미국 엔티티리스트에 등재되고 중국 업체들은 EUV 장비 확보에 제약을 받아 서방 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산업부도 8월 반도체 외 품목 수출이 20% 늘었다며 수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47.8%는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의 비중은 영원하지 않다. 호황의 상당 부분은 AI 투자 확대에 따른 HBM 등 메모리 가격 상승의 효과이고, 가격이 정상화되면 비중은 되돌아간다. 김양팽 연구원도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건 이례적 상황"이라며 비중이 줄어들 때 다른 산업이 그 몫을 대체할 수 있는지가 진짜 질문이라고 짚었다. 투자자라면 한 종목에 절반을 몰아넣은 포트폴리오를 위험하다고 부른다. 국가 수출 구조도 다르지 않다. 시한부 휴전이 남아 있는 1월 10일 이전에, 정부 지원이 아니라 가격·기술 경쟁력과 시장 다변화라는 시장의 답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분석 근거: 관세청 '2026년 9월 1~20일 수출입 현황'(머니투데이·연합인포맥스 보도), 산업통상자원부 '2026년 8월 수출입 동향'(매일경제·아시아경제 보도), 아이뉴스24, TrendForce, 프레시안·채널A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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