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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방역 최전선 수의직 공무원 셋 중 하나 공석

모민철모민철 기자· 2026. 9. 28. AM 6:05:09· 수정 2026. 9. 28. AM 6:05:09

가축 방역 최전선, 3분의 1이 비어 있다

가축 방역을 책임지는 수의직 공무원의 결원율이 지난해 34%를 넘어섰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의 수의직 공무원 정원 가운데 실제 근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가량 미달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순한 인력 부족이 아니라 가축전염병 발생 빈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심각성은 방역 환경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입법조사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예전보다 잦고 광역화하는 추이라고 진단했다. 농장 밀집 지역에서 살처분·이동통제·소독을 수행해야 할 인력이 부족하면 초기 대응이 늦어지고, 그만큼 피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방역 실패 한 번이 수조 원대의 축산업 손실로 이어진 사례가 과거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왜 수의직 공무원은 채워지지 않나

결원율 34%라는 수치 뒤에는 처우와 구조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수의사 자격 보유자가 굳이 지방 공무원직을 선택할 유인이 약하다는 것이다. 민간 동물병원이나 기업 연구직에 비해 보수와 승진 여건이 뒤처지다 보니, 채용을 걸어도 응시자를 모으기조차 어려운 지자체가 적지 않다. 또한 축산 규모가 커지고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수의사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커졌지만, 공공 부문 인력 정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과 인사 권한의 한계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시·군 단위에서는 수의직 한두 명이 수십 개 농장의 방역 점검과 검사 업무를 병행하는 사례가 흔하다. 인력이 부족하면 예방 접종과 정기 검사가 늦어지고, 이는 결국 전염병 조기 차단이라는 방역의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입법 대응과 논의 방향

입법조사처가 이 같은 실태를 보고서 형태로 정리한 것은 국회 차원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의될 수 있는 대안은 크게 세 가지다. 수의직 공무원 정원을 방역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 근무 여건과 보수를 개선해 채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그리고 민간 수의사를 비상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법제화하는 방안이다.

다만 재원 마련 문제가 남는다. 정원 확대와 처우 개선은 지자체 재정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국비 지원 방식과 재원 배분을 둘러싼 협의가 필수적이다. 국회 소관 위원회에서 관련 법안과 예산 반영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방역 예산과 연계한 인력 계획이 함께 설계되어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축산업과 식품 안전에 남는 과제

가축 방역은 축산 농가의 생계와 직결될 뿐 아니라 국민 식탁의 안전을 좌우하는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다. 결원율 34%는 위기를 예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조치 시점을 놓치면 회복 비용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력 확보와 더불어 방역 현장의 디지털화, 축사 방역 등급제 같은 예방 중심 체계로의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기국회에서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이나 관련 예산안에 인력 확충 내용이 반영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전염병이 창궐한 뒤 인력을 늘리는 것과 미리 늘려두는 것, 그 비용과 효과의 차이는 이미 여러 차례의 방역 실패가 증명했다. 이번에는 예방 쪽을 택할 수 있을지가 시험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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