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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조 벌어들인 한국 반도체, 주가는 왜 떨어지나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31. PM 3:08:42· 수정 2026. 10. 31. PM 6:32:03

한국 반도체는 지금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이 쏟아지고, 다른 쪽에서는 그 실적을 받아든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년 3분기 영업이익을 합치면 190조원을 넘는다. 그리고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을 낸 바로 그 날 4.13% 하락 마감했다.

100조와 80%, 같은 주에 나온 두 기록

삼성전자는 매출 195조2,500억원, 영업이익 107조4,4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분기 영업이익으로 100조원을 넘긴 세계 기술 기업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전년 동기(12조1,700억원)의 8배가 넘는 금액이다. 하루 앞선 SK하이닉스는 매출 104조6,155억원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 영업이익률 80%를 찍었다. 제조업의 마진이 아니다.

구분3분기 매출영업이익눈에 띄는 수치
삼성전자195조2,500억원107조4,400억원매출 전년 대비 +126.9%
SK하이닉스104조6,155억원83조3,338억원영업이익률 80%

삼성전자 이익의 99%는 반도체 부문(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에서 나왔다. 휴대폰과 가전을 붙여도 숫자는 메모리가 결정한다.

정점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박혀 있다

29일 서울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5%까지 빠졌다가 4.13% 하락으로 마감했다. eToro의 조시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AI 랠리에 익숙해진 나머지 사상 최대 실적이 최소한의 기대치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지금의 삼성전자는 '폰 사업을 딸린 메모리 회사'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43조6,000억원)보다 3분기 한 분기 이익이 크다. 기저가 이 정도로 튀어오르면 내년 성장률은 산수적으로 낮아진다.

2030년까지 공급 부족, 산업이 거는 승부

SK하이닉스는 선단 공정의 기술 난이도와 증설 소요 시간을 근거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구조가 2030년까지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회사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등 14개 고객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어 2027~2028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이미 확정했다. 로이터가 전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계약에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가격 구간이 들어 있다. HBM4가 4분기부터 주력 제품으로 교체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사이클은 늘 이렇게 끝났다

반론은 반복의 역사다. 메모리는 호황과 불황을 되풀이해 온 산업이고, 이번 수요의 상당 부분은 소수 빅테크의 자본 지출에 의존한다. 트렌드포스는 비용 상승, 중국 경쟁사의 추격, 미국의 반도체 관세 가능성을 장기 이익률의 위협으로 꼽았다. AI 투자가 한 번이라도 숨을 고르면 '2030년까지 부족'이라는 전망은 재고 조정 통보로 뒤집힌다. 80% 영업이익률은 경쟁자들을 증설로 부르는 팻말이기도 하다.

190조원은 누구 것인가

돈의 행방이 다음 문제다. 삼성전자는 분기 배당 30조원(보통주 주당 4,601원)을 확정했고 연내에 55~75조원을 배당과 자사주로 더 돌려준다. SK하이닉스도 키오시아 투자 차익을 포함해 연간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행한다. 배당금은 연금과 가계 자산으로 흘러가고, 수출과 환율은 두 회사의 가격 결정력에 매달린다. AI 수요가 꺾이는 날, 190조원의 이익 기계는 그대로 국가 경제의 집중 리스크가 된다. 분산을 논할 때는 호황일 때다.


분석 근거: CNBC, 삼성전자 뉴스룸 실적 발표, SK하이닉스 뉴스룸 실적 발표, 트렌드포스(TrendForce) 보도(로이터·한국경제 인용).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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