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률AI 이븐업, 소송 문서 15시간을 15분으로
미국 법률AI 회사 이븐업(EvenUp)이 사고 피해자의 배상 청구 문서를 과거 건당 8~15시간에 만들던 일을 15분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AI 모델 회사 앤스로픽이 공개한 자사 고객사례 기준이다. 제3자가 검증한 수치가 아니다. 더 중요한 건 빠진 항목이다. 그 15분은 "초안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이고, 읽고 서명하는 변호사의 시간은 들어 있지 않다.
형광펜 든 패러리걸이 하던 일부터 사라졌다
이븐업은 교통사고 같은 개인 상해 소송에서 로펍에 문서 작성 AI를 파는 회사다. 미국의 이런 사건은 문서 싸움이다. 사건 하나에 진료기록·청구내역·경찰 보고서가 1,000장 넘게 쌓인다. 예전엔 패러리걸(변호사 보조 직원)이 형광펜으로 이더미를 읽었고, 오하이오의 한 로펌은 건당 8~15시간을 썼다. 캘리포니아의 한 로펍은 활동 사건 1,500건을 문서 담당 단 한 명으로 돌리다 45일치 업무가 밀렸다. 이븐업은 AI가 문서를 읽고 사실마다 출처를 붙인 뒤 초안을 쓰게 했다. 그 결과 문서 초안이 건당 몇 분, 사건 자료에 대한 응답도 5시간에서 30분으로 짧아졌다고 한다. 앤스로픽 사례집에는 이 서비스로 20만 건의 사건이 처리됐다고 적혀 있다.
15분짜리 초안, 읽고 서명하는 건 사람
이븐업 스스로 이 숫자의 구멍을 밝힌다. 이 회사 기계학습 엔지니어는 "날짜가 틀리면 출처 페이지를 대조해 잡으면 되지만, 논리가 미묘하게 틀리면 그 오답이 정답만큼 그럴듯하고 매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든 초안의 마지막 단계는 사람이다. 변호사가 읽고, 확인하고, 서명한다. 15분은 이 검수 앞에서 멈춘 숫자다.
줄어든 시간, 올라간 배상액
같은 사례에서 나온 숫자를 한 표에 놓고 보면 성격이 각각 다르다.
| 회사 | 붙인 업무 | 지표 | 변화 | 출처 |
|---|---|---|---|---|
| 이븐업 (미국, 법률AI) | 배상 청구 문서 초안 작성 | 건당 작성 시간 | 8~15시간 → 15분 | 앤스로픽 고객사례 |
| 이블업 고객 로펌 | 사건 자료(증거 개시) 응답 | 응답 소요 시간 | 5시간 → 30분 | 앤스로픽 고객사례 |
| 이블업 고객 로펌 | 합의금 산정 | 제시된 배상액 | 최대 3배 상승 | 앤스로픽 고객사례(조건부) |
배상액 3배는 아무 사건에서나 난 수치가 아니다. 근거를 붙여 손해 전체를 보여줬을 때의 결과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4개월 무중단"의 뒤에는 수리하는 사람이 있다
화려한 자동화 숫자를 실무자들은 다르게 본다. 레딧 r/AI_Agents의 익명 글 하나는 자백에 가깝다. 글쓴이는 중소기업에 주문 처리 AI를 판 사람인데, 고객사 발표상 그 AI는 4개월간 문제없이 돌아갔지만 실제로는 주 두 번쯤 조용히 멈춰서 새벽에 몰래 고쳤다고 썼다. 익명 커뮤니티 발언이라 검증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같은 게시판의 다른 글은 측정 방식 자체의 문제를 찌른다. 음성 인식 정확도가 95%라 아무도 의심 안 했는데, 손님들이 은행 코드를 읽어주는 통화를 실제로 확인하니 절반이 한 글자 이상 틀려 있었다는 것. 평균이 좋다는 것과 중요한 자리가 안 틀린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법률 문서의 15분도 같은 질문 앞에 놓여 있다.
한국에서 같은 일을 하면 어디서 막히나
미국 개인 상해 소송은 증거를 주고받는 절차 자체가 문서를 폭발시키는 구조라, 문서 자동화의 절감 폭이 크게 잡힌다. 한국의 교통사고 배상은 보험사와 합의가 중심이라 처음부터 쌓이는 문서의 양이 다르다. 그 대신 한국에서 이 방식을 따라 하려면 진료기록을 외부 AI 서비스에 넘기는 개인정보 문제가 첫 관문이 된다. 이븐업 사례에서도 고객 데이터가 모델 학습에 쓰이지 않도록 못 박았을 만큼 이 업계에서 이 지점이 계약의 핵심이다. 그리고 어디서든 남는 비용은 같다. 초안을 검수할 사람이다. 변호사든 보험 심사역이든, 그 인건비까지 포함해야 절감 폭의 실제 크기가 나온다.
이븐업 엔지니어의 말이 결국 핵심이다. "사건 하나를 맞히는 건 쉽다. 10만 번째 사건을 로펌이 감당할 비용으로 맞히는 게 어려운 일"이다. 15분이라는 숫자가 값진 이유는 빠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래에 출처 대조와 검수라는 반쯤 사람인 층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분석 근거: Anthropic 고객사례(이블업), r/AI_Agents 실패담 게시글. 공개 자료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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