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예산 3.5배 커지는 동안 적발된 누수는 6배 컸다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에서 한 해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돈이 478억 원에 이른다. 보건복지부가 10월 15일 발표한 '전자바우처 부정수급 관리강화 방안'에 따르면 적발액은 2021년 73억 원에서 2025년 478억 원으로 네 배 이상 늘었다. 제도 자체도 빠르게 커서 재정 규모는 2017년 1조5000억 원에서 2025년 5조2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돈이 흐르는 속도를 감시가 따라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돈은 3.5배, 적발액은 6.5배
전자바우처는 장애인 활동지원·노인돌봄 등 사회서비스 이용료을 바우처로 결제하는 제도로, 이용자는 9년 새 51만1000명에서 84만7000명으로, 제공기관은 8749개소에서 1만6041개소로 늘었다. 문제는 적발 규모의 성장 곡선이 이를 앞선다는 점이다. 적발 건수도 25만 건에서 94만 건으로 세 배 넘게 증가해 단순 계산으로 하루 250건 이상이 허위 청구로 걸리는 셈이다.
| 구분 | 2017년 | 2025년 |
|---|---|---|
| 재정 규모 | 1조5000억 원 | 5조2000억 원 |
| 이용자 | 51만1000명 | 84만7000명 |
| 제공기관 | 8749개소 | 1만6041개소 |
| 구분 | 2021년 | 2025년 |
|---|---|---|
| 부정수급 적발액 | 73억 원 | 478억 원 |
| 적발 건수 | 25만 건 | 94만 건 |
잡아도 못 걷는다, 환수율 54%
적발은 시작일 뿐이다. 2020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이종성 의원이 공개한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자료를 보면 전자바우처 부정수급 환수율은 6년 평균 54%에 그쳤고 2017년에는 38%까지 떨어졌다. 걸어낸 돈의 절반 가까이 다시 사라진 셈이다. 이 구조는 다른 공공연금에서도 반복된다. 국회 교육위원장 김희정 의원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자료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38억3700만원의 부정수급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8억 원은 아직 환수되지 않았으며 5억6000만원은 소멸시효로 결손 처리됐다.
과징금 5배, 늦었지만 온 방향
이번 대책의 뼈대는 제재다. 과징금을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로 올리고 허위청구 2차 위반만으로 영업취소를 할 수 있게 법령을 고친다. 반복 위반 판단 기간도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다. 법치의 관점에서 이는 최소한의 회복이다. 재판부의 판단도 같은 방향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보조금 1억1809만원을 부정수급한 어린이집에 대한 폐쇄처분과 명단공표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반론: 적발 증가는 단속 강화의 결과라는 해석
적발액 급증을 부정수급의 실제 확대로 읽는 데는 반론이 있다. 탐지 시스템과 단속 인력이 늘면서 이전에는 안 보이던 누수가 드러난 결과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번 대책도 FDS(부정수급탐지시스템)에 AI를 도입해 2027년까지 정밀도를 높이고 2027년 7월부터 의심결제 내역을 시·군·구와 상시 공유하는 내용을 담는다. 다만 환수율 54%와 미환수 8억 원은 탐지와 무관한 별개의 실패다. 찾아내고도 걷지 못한다면 단속 강화의 실효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검증 없는 확대는 누수를 예약한다
정부가 결제 시 위치정보 검증과 QR·생체인증을 도입하고 내년까지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것은 제도의 사각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인프라의 취약성은 이미 드러난 바 있다. 2025년 9월 광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전자바우처시스템이 멈추자 3개 부처 21종 사업의 결제가 수기 처리됐다. 복지를 확대하는 속도와 지급을 검증하는 속도가 같아야 한다. 그 격차가 벌어진 만큼 세금은 새었고, 그 빈자리를 메우는 주체도 결국 납세자다.
분석 근거: 정책브리핑(보건복지부), 이데일리.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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