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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전 평등 1위 국가의 세후 소득은 22위였다

박세미박세미 기자· 2026. 9. 20. AM 7:22:42· 수정 2026. 9. 20. AM 7:22:42

20일 OECD 소득분배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한국의 세전(시장소득)·세후(가처분소득) 지니계수 개선율은 17.6%로 통계가 공표된 29개 회원국 중 28위였다. 회원국 평균(34.4%)의 절반 수준이며,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코스타리카(12.1%)뿐이었다. 비회원국인 불가리아·크로아티아·루마니아를 포함해도 32개국 중 31위였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개선율은 시장소득 지니계수와 조세·연금·복지 등 재분배 정책을 거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를 비교해 산출한다. 한국의 2023년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392로 전체 국가 중 가장 평등했지만,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23으로 22위에 그쳤다.

2023년 소득재분배 개선율 1위는 슬로바키아로, 시장소득 지니계수 0.413을 0.213까지 끌어내며 48.3%의 개선율을 기록했다. 벨기에(47.7%)와 핀란드(47.2%), 체코(43.5%) 등 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채웠다. 영국은 29.7%로 22위, 미국은 22.1%로 26위였다.

고령층 격차가 더 크다

한국의 하위권 순위는 장기 고착 양상이다. 개선율 순위는 2011년 26개국 중 23위, 2018년 33개국 중 31위, 2023년 29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2024년 개선율은 18.5%로 2023년(17.6%)보다 소폭 높았다.

한국의 18~65세 소득재분배 개선율은 13.7%로 OECD 29개 회원국 중 27위였고, 66세 이상 고령층은 29.6%로 28위였다. OECD 평균은 각각 24.8%, 57.1%였다. 한국 66세 이상의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540으로 29개국 중 2위로 평등했지만,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80으로 27위를 기록했다. 이는 25계단 하락한 것으로 29개국 중 가장 큰 낙폭이었다.

시장소득에서 가처분소득으로 가며 줄어든 지니계수 폭도 0.160으로 OECD 평균(0.420)의 38% 수준이며 29개국 중 가장 낮았다. 반면 오스트리아는 시장소득 지니계수 0.871에서 0.306까지 낮아졌고, 벨기에와 체코도 각각 0.222, 0.200까지 떨어졌다. 유럽은 은퇴 후 공적연금이 소득을 대체하는 구조지만, 한국은 고령층이 계속 일하는 구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시장소득 자체는 형평성이 있는 편"이라며 "문제는 정부가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사회 안전망이나 연금제도가 대상층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보편적 복지가 너무 빨리 들어와 맞춤형·선택적 복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며 "저소득층을 선별해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를 당분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조세제도 등을 통한 소득재분배 역할이 미흡하다는 의미"라고 짚었으며, "공적이전소득이 기본적으로 더 보강돼야 하고, 기초생활 수준이 안 되는 취약계층에는 안전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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