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실 압수수색 한 달에 아이들 갈 곳 없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월 15일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 치료받던 생후 4개월 환아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9월 30일 해당 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이란 범죄 혐의를 밝히기 위해 경찰이 증거를 찾으러 병원이나 집을 수색하고 물건을 가져가는 절차다. 압수수색 당시 의료진은 1시간째 경련이 이어진 환아에게 정맥주사를 놓고 기도를 확보하는 중이었고, 경찰은 환자 진료가 없는 시간에 집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지숙 센터장은 "우리 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없을 때는 없다"고 맞섰다.
확산되는 비판과 전문의 이탈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이튿날 규탄 성명을 냈다. 한지아 의원은 "환자 안전보다 수사가 우선인가"라고 물었고, 이주영 의원은 압수수색의 필요성과 당위를 증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의사회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강력 투쟁하겠다고 경고했고, 소아심장 권위자인 박인숙 명예교수는 이런 식이면 응급실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 최재형 의원은 법원이 과잉수사를 견제했어야 한다고 짚었다. 환자단체도 "또 다른 아이 생명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더했다.10월 7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경찰청과 협의해 수사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12일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전자의무기록도 위조 가능하다며 압수수색 정당성을 강조하자 학회는 기만이라고 반박했다. 15일 의협과 소아응급의학회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범죄자 취급받으며 소아응급실을 지킬 수는 없다"며 경찰의 즉각 사과와 수사준칙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지숙 센터장은 환아가 사망한 날에도 과학수사대 3명이 카메라를 들고 응급실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의료진 이탈은 이미 현실이 됐다. 19일 아주대병원 전문의 1명이 사직서를 냈고 다른 병원 소아응급 전문의 2명도 사직 의사를 밝혔다. 27일 종합국감에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이 증인으로 나와 사과 요구에 '안타깝다'는 답변을 반복하자 같은 날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표명했다.
29일 경찰청 형사국장과 경기남부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병원을 찾아 "응급의료 현장에 이해가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30일 소아응급의학회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협의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필수의료 현장 압수수색의 원칙적 제한 등 재발 방지 대책 3가지를 요구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음 주 중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나 수사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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