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탓 전에 사과 먼저라는 지적이 번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국무회의에서 농촌 외국인 노동자가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한 비판이 28일 전방위로 확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밤 엑스(X)에 글을 올려 국무회의 발언을 보도한 한겨레 기사 제목에 '크게'가 없다며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한겨레가 제목에 '크게'를 반영한 뒤에도 이날 아침에는 "제목을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요구했다.
사실관계 검증에서도 어긋난 ‘전부 송금’
국가데이터처와 법무부의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2025년)를 보면 지난해 5월 기준 외국인의 총소득 대비 국내외 송금액 비중은 25.5%였다. 생활비와 주거비는 각각 37.3%, 11.9%였다.
경제적 기여를 뒷받침하는 자료도 있다. 전남도가 지난 1월 발표한 '농어업 외국인 계절근로자 효과 분석' 보고서는 이들의 경제 창출 효과가 최대 700억원을 넘는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을 209만원으로 보고 송금액 115만원, 소비액 69만원을 산정했으며, 2025년 전남 배정 인원 2만838명을 반영하면 체류 소비 창출액은 월 143억원, 한 시즌 719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고기복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는 정당하게 벌어들인 대가를 본국에 송금하는 것은 국부 유출이나 시혜가 아니라 보편적 권리라고 말했다. 유엔 이주노동자 권리보호 국제협약도 송금할 권리와 관계국의 송금 편의 조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송금 비용을 3%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국무회의 발언이 이주노동자를 '송금 기계'로 폄훼하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혐오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최정규 변호사는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를 '적'으로 만드는 발언을 하면 극우에게 빌미를 주고 혐오를 부추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권력의 위세를 빌려 언론의 입을 막으려는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논평했다.
진영 안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유시민 작가는 28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층의 약 3분의 1이 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스스로 진영을 해체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시대착오적인 차별과 혐오가 횡행한다고 지적했던 점을 들어, 차별과 혐오는 원색적 비난의 언어만 일컫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발언에 대한 후속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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