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 없이 한 달 버틴 청년들, 벼랑 끝에서 도움 요청하다
아름다운재단(사회복지공동모금회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는 국내 공동모금 재단)
김씨는 2014년부터 청년을 전문 분야로 활동해왔다. 수많은 청년을 만나온 그도 처음엔 노숙 위기 청년 지원 사업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3년간 갈 곳 없는 청년 70여 명을 상담하며 이들이 '절대적 빈곤' 상태로 전락한 현실을 목격하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휴대전화를 팔고 만두를 훔친 청년들
일용직 일당 10만원 안팎을 벌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주거가 없으면서 생기는 코인세탁소와 공용물품 보관함, 생필품 비용이 식비 외 대부분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김씨는 청년들이 빈곤과 노숙 위기로 내몰리는 배경에 가족 안전망의 부재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빈곤으로 내몰리는 경로는 대체로 비슷하다. 김영호씨는 "가정폭력 등 가족관계 문제에 개인의 경제적 실패가 겹치는 식"이라며 "고시원에서 지내다 아프거나 노동할 수 없게 되면 지인에게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져 관계가 끊기고 노숙 위기로 몰린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이혼해 각자 새 가정을 꾸리면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연을 끊는 경우도 있다. 심하게는 자식 이름으로 온갖 대출을 받아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부모도 있었다. 김씨는 "이 청년들은 명절을 싫어한다. '너 뭐하고 사냐', '직장은 다니냐' 등을 질문받는 걸 힘들어한다"고 했다. 현행법상 30세 미만 미혼 자녀가 부모와 주거를 달리하며 개별 가구로 인정받으려면 가정폭력 등 구체적 사유를 서류로 입증돼야 한다. 가족관계 단절의 귀책 사유가 부모 쪽에 있어도 생계급여 수급 등 복지 대상이 되기 어려운 셈이다. 김씨는 "가족 도움이 없어도 나락으로 빠지지 않도록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개월의 짧은 월세 지원이 삶을 되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김씨에 따르면 주거가 해결되자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2~3개를 동시에 하며 하루 4시간 미만으로 자고 보증금을 모으는 청년들이 있다. 김씨는 "비바람과 더위를 피할 곳만 생각하다 그 부분이 해결되면 시야가 열린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토론회 등 공개석상에서 '나 때는 더 힘들었다'는 취지의 항의 섞인 반응을 자주 접었다. 이에 대해 "그렇게 번 돈도 떼어 먹히는 사례가 관찰된다"며 "이 친구들이 사회에 돌아오지 않도록 외면하면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는 손해"라고 짚었다. 이런 처지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환경의 문제라는 게 그의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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