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를 받고도 움직이지 못한 외국인들
2017년 포항 지진 때 긴급재난문자를 받고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대피하지 못한 경남 거주 이주노동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한국어로 전달되는 재난 정보를 읽지 못해 대응하지 못했다.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신 말리카(40대) 씨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았지만 한국어 문장에서 읽을 수 있는 단어가 얼마 없었다. 주변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위험을 느꼈지만,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뉴스와 인터넷 정보도 모두 한국어였기에 여진 가능성이나 대피 방침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했다.
산불이 났을 때 재난문자를 받은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뚜언(30대) 씨의 사정도 비슷했다. 산불이 났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화면 속 낯선 행정구역 지명만으로 자신이 일하는 밀양의 농장이 대피 대상 지역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지도를 찾아보고 동료와 사업장 관계자에게 연락했지만 곧바로 답을 얻지 못했다.
언어는 늘었지만 이용률은 제자리
행정안전부(정부의 행정·안전 업무를 관장하는 중앙부처)는 2024년 2월
다국어 재난문자 발송 실적에서도 언어별 편차가 있었다. 영어가 40만 2189건으로 전체의 75.7%를 차지한 반면, 베트남어는 2853건(0.5%), 우즈베크어 786건(0.1%), 크메르어 806건(0.2%), 네팔어 558건(0.1%)이었다.
지난해 10월 함양군(경남 서부 내륙에 위치한 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화재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같은 해 합천군 용주면 경남도안전체험관(합천군 용주면에 소재한 안전체험 교육 시설)에서 열린 '다문화 가족 119 안전체험의 날' 행사에서는
경남경찰청도 지난 6월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이주배경 자녀, 외국인 고용주 등을 대상으로 폭행·인권침해 예방과 보이스피싱·마약범죄 대응 등을 담은 맞춤형 범죄예방교육을 연중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주민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를 파악해 찾아가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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