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정년연장이 능사인가
한국은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 20%를 넘어서며 유엔 기준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같은 시기 국회에서는 정년을 65세로 일률 연장하자는 법안이 논의되고,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역대 최대로 늘렸다. 인구 구조가 무너지는 속도와 이를 메우려는 정책 수단의 방향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숫자가 말하는 속도
통계청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1051만 명, 전체의 20.3%를 차지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7%)에서 2017년 고령사회(14%)를 거쳐 불과 8년 만에 초고령사회에 도달했다. 같은 문턱을 넘는 데 일본은 10년, 캐나다는 14년이 걸렸다. 속도 자체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대상이 마땅치 않다.
| 국가 | 고령사회→초고령사회 소요 기간 |
|---|---|
| 한국 | 8년(2017→2025) |
| 일본 | 10년 |
| 캐나다 | 14년 |
정년연장, 해법인가 부담 떠넘기기인가
노동계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은퇴 시점 사이 소득 공백을 이유로 2027년부터 법정 정년을 63세로 즉시 올리자고 요구한다. 경영계는 일률적 정년 연장이 인건비를 고정비로 못 박아 청년 채용을 밀어낸다며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우선하자는 입장이다. 자유기업원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 채 정년만 늘리면 기업이 짊어질 부담이 신규 채용 축소로 되돌아온다고 짚는다. 정부는 올해 3월 65세 단계적 연장 입법 추진을 발표했지만 시행 시기는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미 시작된 우회로, 외국인력
국회 논쟁이 공전하는 사이 고용노동부는 2026년 E-9 외국인력 쿼터를 8만 명으로 확정했다. 2025년 7만 명에서 1만 명 늘어난 규모다. 계절근로자 배정 역시 10만 9000명으로 전년 9만 6000명 대비 14.1% 늘었고, 농업 분야 공공부문 배정만 10만 210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회가 정년 연장 방식을 합의하지 못하는 사이, 노동 공급 공백은 이미 이민 문호 확대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시장이 이미 답을 내고 있다
일률적 정년 연장은 국회가 법으로 정하는 규제이지만, 재고용·촉탁직 확산과 외국인력 쿼터 조정은 기업과 정부가 현장 수요에 맞춰 움직이는 시장형 대응에 가깝다.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으로 바꾸지 않은 채 정년만 늘리면 청년 채용이 줄어드는 부작용은 이미 경영계가 반복해 지적해 온 대목이다. 반대로 노동계 주장처럼 연금 공백을 그대로 두면 은퇴자의 소득 절벽은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는다. 두 입장 모두 근거가 있어, 정년 연장은 임금체계 개편과 묶어 단계적으로 가고 외국인력·재고용 확대를 병행하는 쪽이 더 현실적인 절충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속도 조절
초고령사회 진입 자체는 이미 벌어진 사실이고 되돌릴 수 없다. 남은 선택은 정년 연장, 임금체계 개편, 외국인력 확대라는 세 수단을 어떤 순서와 속도로 조합하느냐다. 국회가 법안 처리를 늦출수록 기업과 개인은 이미 현장에서 재고용 계약과 외국인 채용으로 각자 답을 찾아가고 있다.
분석 근거: 통계청 고령자 통계, 노컷뉴스, 자유기업원,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전국인력신문.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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