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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700원, 276만 명은 못 받는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7. 25. AM 11:02:31· 수정 2026. 7. 25. PM 1:23:52

최저임금위원회는 지금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1년 전엔 17년 만에 노사가 합의로 금액을 정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올해는 다시 표결로 갈렸다. 2026년 7월 14일 제14차 전원회의에서 위원회는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사용자위원안이 15표, 노동계안이 11표를 받아 확정됐다. 합의의 기억은 1년을 넘기지 못했다.

3.7% 인상, 숫자보다 표결 방식이 문제다

1만700원은 2026년(1만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금액이다. 주 40시간·209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23만6300원이다. 노사는 12차례 수정안을 주고받았고 공익위원이 1만600원~1만860원 구간의 중재안을 냈지만 30원 격차조차 좁히지 못해 결국 표결로 넘어갔다. 2026년엔 노사가 합의했다는 사실이 이례적으로 보도됐을 만큼, 표결은 최저임금 결정의 기본값에 가깝다.

업종별 차등, 제도는 있어도 안 쓰인다

경영계는 이번에도 외식업 등 3개 업종에 한해 일반 인상률의 절반만 적용하는 시범 운영을 제안했다.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대했고, 안건은 또 불발됐다. 위원회는 하반기에 적용 범위와 결정 기준, 업종별 차등의 실효성을 들여다보는 제도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리기로 했다. 매년 같은 안건이 상정되고 매년 같은 이유로 막힌다면, 문제는 안건 자체가 아니라 심의 구조에 있다는 뜻이다.

미만율 12.5%, 시장이 이미 보낸 신호

2024년 기준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는 276만1000명, 미만율 12.5%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도 16.08%에 이른다. 임금 근로자 10명 중 1명 이상이 법정 최저임금선 아래에 있다는 숫자는, 지역·업종을 가리지 않는 단일 최저임금이 이미 일부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률적 인상은 이 간극을 메우기보다 미신고·무인화 전환을 더 밀어붙일 여지가 크다.

연도시급인상률결정 방식
202510,030원1.7%표결
202610,320원2.9%노사 합의(17년 만)
202710,700원3.7%표결(사용자안 채택)

소상공인의 계산법은 다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역대 최다 부채와 경기 침체 속 790만 소상공인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했다"고 밝혔고, 중기중앙회는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론도 있다. 노동계는 2023~2025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2.37%)이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평균(2.66%)보다 낮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3.7% 인상도 실질임금 하락분을 겨우 메우는 수준이라고 반박한다. 양쪽 다 숫자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 논쟁은 감정보다 통계로 풀어야 할 문제다.

다음 표결까지 남은 건 태스크포스뿐이다

하반기 제도개선 TF가 업종별 차등의 실효성을 다시 검토한다지만, 지난 십수 년의 반복을 보면 결론 없이 다음 표결로 넘어갈 가능성이 낮지 않다. 미만율 12.5%라는 숫자가 방치된 채로 매년 표결만 반복된다면, 최저임금 제도는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매년 여름의 정치 이벤트로만 남는다.


분석 근거: 고용노동부(moel.go.kr), 이투데이,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전국인력신문, 머니투데이 보도 및 최저임금위원회 공개 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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