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은 올랐는데 인구는 6년째 준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숫자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년 연속 늘었고 합계출산율은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다. 그런데 같은 시점 주민등록 인구는 6년 연속 줄었고, 전체 가구의 42.3%는 이제 혼자 사는 가구다. 반등의 숫자와 축소의 숫자가 한 나라 안에서 동시에 발표되고 있다.
254,300명, 숫자만 보면 반등이 맞다
2025년 출생아 수는 25만43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000명(6.7%)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0.75명에서 0.80명으로 올랐고, 첫째아 출생은 8.6% 증가했다. 30대 후반과 40대 초반 출산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출산 연령은 33.8세로, 늦게 낳더라도 낳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그런데 인구는 이미 6년째 줄고 있다
주민등록 인구는 지난해 말 5111만7378명으로 전년보다 9만9843명 감소했다. 2019년 5184만986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출생아가 늘어도 사망자 수가 그보다 많은 구조에서는 총인구 감소를 막지 못한다. 출산율 반등은 인구 감소 속도를 늦추는 신호일 뿐, 감소 자체를 되돌리는 신호는 아니다.
나라의 형태가 바뀌었다, 1인 가구 42%
행정안전부 2026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1인 가구는 1027만2573가구로 전체 가구(2430만87가구)의 42.3%를 차지했다. 2024년 처음 1000만 가구를 넘은 뒤 1년 만에 다시 늘었다. 70대 이상 1인 가구는 2021년 175만9790가구에서 2025년 221만8764가구로 26.1% 증가했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 수는 계속 늘어나는 이 역설은, 주택·복지 수요가 인구 감소 속도와 반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지역 격차는 출산율 반등과 무관하게 벌어져 있다
| 지역 | 합계출산율(2025년) |
|---|---|
| 전남 | 1.09명 |
| 세종 | 1.06명 |
| 부산 | 0.74명 |
| 서울 | 0.63명 |
전남과 세종은 전국 평균을 훌쩍 넘고, 서울은 전국 최저다. 서울의 출산율이 전남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사실은 전국 단위 출산율 반등 뉴스 뒤에 가려진 격차를 보여준다. 주거비와 통근 시간이 짧은 지역일수록 출산율이 높다는 그동안의 지적과도 방향이 겹친다.
380조 원짜리 질문은 아직 답이 없다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가 저출산 대응에 쓴 예산은 379조8000억 원이다. 그런데도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에서 2023년 0.72명까지 매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조사에서는 이 예산 중 간접지원예산 비중이 60%를 넘는다는 결과도 나왔다. 현금성 직접지원보다 주거·고용·교육 여건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은 일관됐지만, 반대편에서는 지원 액수 자체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론도 있다. 두 주장 모두 정책이 갈래갈래 나뉘어 집행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2025년의 반등이 의미 있으려면 2026년, 2027년까지 이어져야 한다. 지금 확인되는 건 출산율 반등과 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인구가 점점 더 잘게 쪼개진 1인 가구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택 정책과 복지 설계는 '가족 단위'가 아니라 '1인 단위'를 기준으로 다시 짜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분석 근거: 서울신문, 경향신문, 뉴시스, 이투데이, 국가데이터처·행정안전부 발표 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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