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권 덮친 AI 해킹에 각국 비상걸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해킹이 한국 금융권을 위협하면서 세계 각국 금융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각국 정부는 AI 해킹이 금융 보안에 미칠 위협에 대비해 선제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기관은 소비자 자산과 거래 내역,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 복잡한 수학 연산에 기반한 암호화 기술을 쓴다. 암호 해독에 막대한 연산 능력과 시간이 든다는 전제 위에 현행 보안체계가 구축돼 왔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 시작하자 이 전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수학자 조디 윌리엄슨은 "현대의 암호 체계는 수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도 나왔다. 10월 초부터 한국 금융권에서 해킹 사태가 잇따랐고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가상자산 업체 등에서 외부 공격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보고됐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한국 금융기관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중국 인공지능 도구가 활용된 정황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각국 대응도 빨라졌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대형 금융기관 50곳을 대상으로 AI와 양자컴퓨터 등 새 기술 위협 대비 수준을 평가하는 감독 도구를 시범 운영한다. FCA는 "기업들이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며 "기술 발전에 맞춰 현재 보안 수준을 파악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통화감독청, 연방예금보험공사도 금융기관의 인공지능 위험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은행들의 AI 사이버 공격 대응 체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10월23일 발표한 금융시스템 보고서에서 AI를 악용한 사이버 공격이 금융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사이버 사고는 개별 금융기관과 고객뿐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시건전성 측면에서도 중대한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대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암호 기술을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수학적 난제에 기반한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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