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불똥에 코스피 6600선 곤두박질쳤다
유가와 금리의 동반 급등이 코스피 6600선을 무너뜨렸다. 2일 국내 증시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충돌 격화로 위험회피 심리가 극에 달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재자극에 따른 긴축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양대 지수가 함께 떨어졌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3.08포인트(3.99%) 하락한 6562.72로 장을 마쳤다. 사흘 만의 하락 전환이다. 코스닥도 17.27포인트(2.10%) 내린 803.98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7원 낮은 1368.7원에 거래됐다.
외국인·기관 4조원 순매도에 주력 업종 일제히 주저앉아
지수 낙폭을 키운 주인공은 대규모 '쌍끌이 매도'에 나선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은 1조9197억원, 기관은 2조437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합계 4조원에 육박하는 매물을 쏟아냈다. 개인이 2조3028억원을 순매수하며 버텼지만 급락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부품이 5.3% 급락하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기계·장비와 전기·전자가 나란히 4.3% 떨어졌고 대형주는 4.1%, 유통은 4.0% 내렸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에서만 1조5441억원을 순매도했고 금융에서 1640억원, 운송장비·부품에서 1131억원을 추가로 덜어냈다.
코스닥에서도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졌다. 기관이 232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압박했고 외국인(630억원)과 개인(1728억원)의 순매수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4.3%로 가장 크게 빠졌으며 화학(-3.2%)과 운송장비부품(-3.1%)도 동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락장 속에 공매도 물량도 불어났다. 이날 정규장 종료 기준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2조5675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약 2822억원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공매도가 전체 거래대금의 8.42%인 2조1428억원어치 오갔다. 삼성전자(5642억원)와 SK하이닉스(4145억원), 현대차(1418억원)에 매물이 집중됐다.
코스닥에서는 공매도가 4246억원(비중 6.15%)어치 거래됐고 알테오젠(907억원), 심텍(192억원), 에코프로비엠(172억원)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거래소는 엘앤에프를 비롯해 아난티와 우리기술, 휴림로봇 등 코스닥 12개 종목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의 방아쇠를 대외 리스크에서 찾았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주요국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며 약세가 전개됐다"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6600선이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격화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치솟아 매크로 지표의 영향력을 압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WTI 선물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고 브렌트유가 95달러까지 오르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되살렸다는 것이다. 유가 급등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를 4.8% 이상으로 끌어올려 긴축 장기화 부담을 키웠다. 이경민 연구원은 "그간 지수 하단을 받쳐주던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오늘도 이어졌으나 매크로 부담이 워낙 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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