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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전, 칩 다음은 냉각수다…LG가 찾은 두 번째 관문

류근웅류근웅 기자· 9/22/2026, 3:10:45 PM· Updated 9/22/2026, 3:50:34 PM

AI 경쟁의 문법이 바뀌었다. 모델의 답변 품질을 겨루던 기업들이 이제는 열을 식히는 물과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를 두고 계약을 맺는다.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열린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의 첫 회동은 그 전환을 압축한다. 무대가 모델에서 물리로 내려온 것이다.

칩 회사가 냉각 업체를 직접 인증한다

같은 날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엔비디아가 올해 처음 공개한 AI 팩토리 인증 생태계 'DSX 레디'의 출범 파트너로 선정됐다(조선일보). LG전자는 냉각수분배장치(CDU),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기반 저장장치(BESS) 분야다. 고성능 GPU를 대규모로 가동할수록 발열과 순간 전력 부하가 병목이 되자, 칩 설계 회사가 전력·냉각 제품까지 검증 목록에 넣은 것이다. LG전자는 7월 600㎾급, 이달 1㎿급에 이어 2.5㎿급 CDU까지 규격 승인을 받았다(문화일보). 반년 만에 용량 규격이 네 배 커진 것은 AI 서버 밀도가 그만큼 빨라진다는 뜻이다.

12GW에서 38GW, 모자란 것은 땅이 아니라 전기와 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을 현재 약 12GW에서 2032년 38GW 이상으로 늘린다(전자신문 9월 11일자). 최근 회계연도 자본지출은 1450억 달러였고, MS·아마존·알파벳·메타 4개사가 향후 수년간 데이터센터에 쏟을 금액은 2조4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공급 부족은 이미 현실이다. MS는 주요 거점에서 신규 클라우드 구독을 제한했고, 깃허브는 8월 용량 부족으로 8시간 장애를 겪었다.

구분수치
MS 데이터센터 용량(현재)약 12GW
2032년 목표38GW 이상
MS 최근 회계연도 자본지출1450억 달러
빅테크 4사 향후 데이터센터 투자 합계약 2조4000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통신 보도(전자신문 2026.9.11 전재)

LG의 계산: 플랫폼 대신 배관으로 들어간다

LG는 지난해 12월 시작된 실무 협의를 거쳐 이번 파트너십을 완성했다(뉴시스). 협력은 AI 데이터센터(AIDC) 인프라, AI 전환(AX), 피지컬 AI 세 갈래다. 냉각·전력·IT 솔루션을 MS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장에서 모듈을 미리 제조해 조립하는 프리패브 데이터센터까지 범위를 넓힌다. 사무직 전체에 MS 코파일럿을 도입하는 AX가 그 대가다. 이는 지난 8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맺은 MOU에 이은 두 번째 빅테크 동맹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월 DTE에너지와 6GWh ESS 공급 계약을, 7월 구글 태양광·ESS 프로젝트를 잇달아 따냈다.

파트너시점분야
엔비디아(MOU)2026년 8월AI 팩토리·피지컬 AI·모빌리티
엔비디아 DSX 레디2026년 9월CDU 냉각·BESS 전력
MS(전략적 파트너십)2026년 9월AIDC 인프라·AX·피지컬 AI

납품이 곧 기술주권은 아니다

냉정하게 볼 몫도 있다. 이 구조에서 부가가치의 중심은 여전히 GPU와 클라우드 플랫폼이고, 한국 기업의 몫은 검증된 부품과 설비다. 플랫폼 종속이 깊어질수록 수주 잔량은 쌓여도 가격 결정권은 빠져나간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다만 반론도 성립한다. 시장이 검증한 공급망에 진입하는 길은 보조금으로 부추기는 산업 정책보다 회수 가능성이 높고,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는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 발표 직후 LG 관련 주가가 장 초반 2%대 오른 것(뉴시스)은 시장이 이 거래를 실익으로 본다는 표다.

지도를 그리는 쪽은 여전히 레드먼드다

칩 양괄에 이어 냉각과 전력이 한국이 공략할 수 있는 두 번째 통로로 열렸다. 다만 이 지형의 설계도를 쥔 쪽은 레드먼드와 산타클라라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납품 목록의 길이가 아니라, 다음 인증 주기에 한국 기업 이름이 몇 줄 남느냐가 이 동맹의 성적표가 될 것이다.


분석 근거: 문화일보, 조선일보, 뉴시스, 전자신문(블룸버그통신 인용) 2026년 9월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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