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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력 8만 명, 인구위기의 시장 해법인가

류근웅류근웅 기자· 8/3/2026, 1:02:10 PM· Updated 8/3/2026, 2:27:59 PM

고용노동부가 내년 비전문 외국인력 쿼터를 8만 명으로 확정했다. 올해 7만 명보다 1만 명 늘었고, 계절근로 인력까지 합치면 19만 1천 명이 국내 노동시장에 새로 들어온다. 정부는 이를 인력난 해소책이라 부르지만, 정작 최저임금 제도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 획일 구조를 그대로 두고 있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의 양은 늘리면서, 그 노동력의 가격은 시장 신호와 무관하게 고정하는 모순이 정책 안에 함께 들어 있다.

8만 명이라는 숫자의 무게

고용노동부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어 2026년 고용허가제(E-9) 쿼터를 8만 명으로, 계절근로(E-8)는 올해보다 1만 3천 명 늘어난 10만 9천 명으로 각각 확정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5만 명, 농축산업 1만 명, 어업 7천 명, 건설업 2천 명, 서비스업 1천 명이 배분된다. 계절근로 확대 폭이 고용허가제 증원 폭보다 크다는 점은, 정부가 상시 고용보다 농번기 등 단기 수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구구조가 만든 필연

이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압박에 가깝다. 한국개발연구원 관련 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천762만 명에서 현재 출산율이 유지될 경우 2070년 1천533만 명까지 줄어든다. 합계출산율이 1.0명까지 반등하더라도 2070년 전망치는 1천791만 명으로, 2020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외국인력 확대는 이 장기 추세에 대한 단기 임시방편이지 구조를 되돌리는 해법은 아니다.

이미 들어와 있는 169만 명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2025년 5월 기준 169만 2천 명으로, 전년보다 8.4%(13만 2천 명) 늘었다. 이들의 고용률은 65.5%로 0.8%포인트 올랐고 취업자 수는 110만 9천 명이지만, 실업률도 6.4%로 0.7%포인트 상승했다. 유입 규모와 취업 성과가 같이 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쿼터를 늘리는 속도가 노동시장이 이들을 소화하는 속도를 앞서갈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한다.

최저임금이라는 걸림돌

중소기업중앙회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근속 연차별로 최저임금의 80~90%를 적용하는 차등안을 건의해왔다. 생산성이 내국인의 87.5% 수준이라는 자체 조사를 근거로 든다. 다만 한국이 비준한 국제노동기구 131호 협약은 국적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을 금지하고 있어, 이 제안은 국내법 이전에 국제 규범과 충돌한다. 반론도 뚜렷하다. 연구자들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단순 반복 작업을, 내국인이 관리·조정 역할을 맡는 분업 구조가 자리 잡고 있어 외국인 증원이 내국인 임금을 끌어내린다는 근거는 약하다고 본다.

그래서 한국은

쿼터를 늘리는 결정은 인력난이라는 당장의 신호에 대한 합리적 반응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가격(임금)은 시장 논리 밖에 묶어두고 양(쿼터)만 시장 논리로 늘리는 정책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실업률 상승이 보여주듯 이미 유입된 인력의 정착과 재배치도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정주 경로와 사회통합 비용을 함께 설계하지 않은 채 숫자만 키우면 인력난은 해소돼도 다른 마찰이 쌓인다.


분석 근거: 고용노동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korea.kr),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전국인력신문.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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