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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유예 D-99, 한국은 준비됐나

류근웅류근웅 기자· 8/3/2026, 3:02:13 PM· Updated 8/3/2026, 3:02:21 PM

중국이 쥔 희토류 카드는 지금 접혀 있을 뿐 사라진 게 아니다. 2025년 10월 발표된 확대 수출통제는 미중 정상 협의로 1년간 유예됐고, 시한은 2026년 11월 10일이다. 오늘로부터 채 100일이 남지 않았다. 그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의존을 줄이지 못했고, 국내 소재 업계는 협력 파트너조차 구하지 못한 상태다. 자유시장이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낼 시간은 이미 다 써버렸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온다.

유예는 해결이 아니라 연기였다

중국은 2025년 10월 9일 희토류 관련 품목의 수출을 사실상 전면 허가제로 바꾸는 조치를 발표했다가,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시행을 1년 유예했다. 시한은 2026년 11월 10일. 유예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비중국권 희토류 생산 능력이 중국 공급을 대체할 준비가 됐다는 근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마이닝테크놀로지는 분석했다. 연장, 선별적 재도입, 전면 재시행 세 갈래 시나리오가 모두 열려 있는 상태로 시한이 다가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쥔 리스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정제·제련의 90%, 영구자석 생산의 93%를 차지한다. 이 구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낸드플래시·D램 생산 비중은 각각 30~37%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중국이 반도체용 희토류를 통제 대상에 올렸을 때 두 회사가 곧바로 영향권에 들어간 이유다. 유예 기간에도 이 생산 비중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워싱턴이 꺼낸 해법, 동맹형 시장

미국은 개별 협상 대신 동맹국을 묶는 방식을 택했다. 56개국이 참여하는 핵심광물 무역블록 '포지(FORGE)'가 지난 2월 출범했고, 한국은 기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 경험을 살려 포지 의장국을 맡았다. 한미 정상은 3500억 달러 규모 한미 전략투자펀드에서 핵심광물 채굴·정제 프로젝트를 우선순위로 두기로 했다. 포지의 구상은 최저가격 규제로 중국이 갑자기 물량을 풀어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항목수치
중국 희토류 채굴 점유율약 70%
중국 희토류 정제·제련 점유율약 90%
중국 희토류 영구자석 점유율약 93%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낸드·D램 생산 비중각 30~37%
포지(FORGE) 참여국56개국
한미 전략투자펀드 규모3500억 달러

현장은 왜 못 움직였나

정부 간 동맹이 그림을 그리는 사이 민간의 실행 속도는 느리다. 이진규 LS에코에너지 연구위원은 지난 7월 유예 시한이 넉 달 남은 시점에 국내에 협력할 파트너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사업 채산성이 언제 맞춰질지 불투명해 중소기업이 뛰어들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중국이 시한을 앞두고 가격 공세로 나올 경우 버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는 업계 안에서 반복돼 왔다.

국가가 나서야 하는가, 시장이 풀 문제인가

정부 개입을 늘려 국내 정제·자석 산업을 직접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급망 무기화에 노출된 산업을 시장 논리에만 맡기면 대응이 늦다는 논리다. 다만 과거 정부 주도 소재 국산화 시도들이 수요처 없는 생산능력으로 끝난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은 이 주장의 약점이다. 포지처럼 동맹국 민간 자본을 모아 최저가격을 보장하는 방식이 국내 보조금 몰아주기보다 지속 가능하다는 반론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11월 10일은 협상 테이블의 마감일이 아니라 공급망 구조가 시험대에 오르는 날이다. 포지와 한미 펀드가 실제 정제 설비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은 다음 유예를 다시 정치적 우연에 맡겨야 한다. 시장이 스스로 대안을 만들 시간표는 정치 일정보다 훨씬 길다는 사실이 이번 국면의 진짜 교훈이다.


분석 근거: South China Morning Post, ZDNet Korea, 머니투데이, 이데일리, mining-technology.com, 한국경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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