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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기판서 중국이 카드 열었다…한국 주자는 SKC 하나

류근웅류근웅 기자· 9/23/2026, 9:06:39 AM· Updated 9/23/2026, 6:37:42 PM

베이징과 서울이 같은 주에 움직였지만 몸무게가 다르다. 9월 22일 BOE는 연례 행사 'IPC 2026'에서 TGV 유리 코어 기판 시제품을 세상에 처음 공개하고 양산라인 투자를 예고했다. 같은 주 국내에선 SKC가 자회사 앱솔릭스에 921억원을 추가로 넣었다. AI 반도체의 병목이 회로에서 기판 소재로 옮겨 온 지금, 차세대 쟁탈전의 판이 유리 한 장 위에서 짜이고 있다.

BOE가 꺼낸 숫자, 15:1의 의미

BOE가 공개한 유리 코어 기판은 두께 1mm에 비아 홀 직경 67μm다. 종횡비로 15:1이며, 기존 전시품의 10:1에서 끌어올린 수치다. 빌드업 층수도 20층에서 24층으로 늘었다. 홀이 가늘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배선을 넣을 수 있다. 천옌순 BOE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반도체 유리기판 캐리어 양산라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리어는 공정 뒤 제거되는 임시 지지대로 기술 난도가 낮은 편이다. 밑단부터 상용화해 위로 올라가는 순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BOE가 510×515mm 기반 파일럿 라인을 완료하고 잠재 고객에 샘플을 전달한 상태로 보며, 양산은 빨라야 2028년 이후로 추정했다.

삼성·LGD는 '관심 중간', 이 판의 한국 주자는 하나

옴디아가 이달 중순 중국 컨퍼런스에서 내놓은 분류에서 첨단 패키징 관심이 '높음'인 곳은 BOE, 이노룩스, 한스타, JDI 네 곳인데, 전략이 분명하다는 평가는 BOE와 이노룩스뿐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간'이다. 삼성은 그룹의 패키징 지원을 삼성전기에 맡긴 구조이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유리 인터포저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수준이다. 옴디아의 분류 자체가 디스플레이 업체 대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유리기판 판에서 이름값 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은 아직 관망권에 서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기업옴디아 관심 분류공개된 진행 상황
BOE높음15:1 유리 코어 시제품 공개, 캐리어 양산 투자 준비
이노룩스높음6월 TSMC·이비덴과 CoPoS 파트너십(TGV 담당 예상)
삼성디스플레이·LGD중간유리 인터포저 개발 수준(삼성), 구체화는 계열사 중심(LG)
SKC 앱솔릭스분류 대상 아님*임베딩 샘플 사전 평가 통과, 3년 5900억원 투자 계획

*옴디아 분류는 디스플레이 업체 기준이며 앱솔릭스는 유리기판 전문 기업이다.

921억의 셈법

SKC는 앱솔릭스 유상증자에 921억원을 추가 청약해 누적 3731억원이다. 재원은 상반기에 거둔 1조167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나왔고, 유리기판 사업에 3년간 59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증자로 앱솔릭스가 확보한 자금은 4000억원이다. 성적표도 있다. 커패시터 등 수동소자를 기판 내부에 넣는 임베딩 기판은 미국 조지아 공장 생산 샘플이 사전 평가를 통과했고 신뢰성 평가를 앞두고 있다. FC-BGA 유기 코어를 유리로 바꾸는 논임베딩은 하반기 공급사 선정 과제에 참여해 연내 기술검증에 들어간다.

앱솔릭스 자금 흐름규모
이번 추가 청약921억원
SKC 누적 청약3731억원
이번 증자로 확보한 자금4000억원
향후 3년 투입 계획5900억원

반론: 시계는 아직 덜 갔다

BOE의 양산 시점이 2028년 이후라는 옴디아 추정, 그리고 캐리어부터 시작한다는 선택은 본업인 코어 기판 상용화가 멀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유리기판 수요는 AI 반도체 패키징 형태가 확정돼야 본격 커진다. 앱솔릭스의 임베딩 샘플이 평가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기술 우열은 아직 갈리지 않았다는 게 공정한 평가다.

소재에서 디스플레이의 길을 다시 걷지 않으려면

디스플레이에서 한국이 중국에 점유율을 내준 경로는 상대의 누적 투자와 우리 대기업의 투자 타이밍이 겹친 결과였다. 유리기판은 그 구도가 소재로 옮겨 온 판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 한국 주자가 대기업이 아니라 중견 화학기업의 자회사라는 점, 그리고 공장이 미국 조지아에 있다는 점이다. 북미 반도체 고객과의 물리적 거리가 짧다는 것은 기술주권과 공급망 지리 둘 다에서 값지다. 정부 보조금보다 중요한 것은 5900억원이 제때 제값 쓰이도록 하는 속도다.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시장이 답을 내놓기 전에 먼저 움직인 쪽이 표를 얻는다.


분석 근거: ZDNet Korea(2026년 9월 21~23일, BOE 유리 코어 기판 단독 보도·SKC 앱솔릭스 921억원 추가 청약·옴디아 첨단 패키징 업체 평가·BOE IPC 2026 기조연설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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