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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위험한 입: 국익보다 도덕적 자위가 우선인가

김화랑김화랑 회사원·이학박사· 2026/4/14 21:10:41

이재명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은, 선택적 정의를 내면화하고 오염된 언어를 쓰는 지도자가 국가의 실리적 외교를 어떤 식으로 망가뜨릴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내치야 진영논리와 다수 선점에 의해 어떻게든 해 나가겠지만, 외교는 그리 해서는 안 된다. 타국에 대한 감정적 비난은, 국가 운영의 기본원칙인 현실주의(Realpolitik)와 일관성을 망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자칫 잘못하면 외교적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1. 사실 왜곡을 통한 타국 비난과 훈계

이 대통령은 최근 수 년 전 미디어를 인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해서 국제적 망신을 샀음에도, 이에 대한 소명이나 사과는커녕 다시금 '보편적 인권'과 '반인권적 행동'을 논하고 있다. 이건 전형적인 도덕적 분식(扮飾)이다. 국가 지도자의 언어는 신뢰라는 자본 위에 세워져야만 한다. 자신이 생산한 허위정보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타국을 향해 국제법 준수를 훈계하는 태도라?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겠는가. 국가의 도덕적 권위를 스스로 갉아먹는 행태에 불과하다.

2. 인접한 지옥은 외면한 선택적 보편주의

인권은 진정 보편적인가? 나는 그보다 상위에 있는 근본적 가치가 존재한다고 보지만, 인권이 현대 사회에서 갖는 실질적 위상 또한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현대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기능하는 핵심적 가치임을 인정한다. 이처럼 사람마다 인권 개념 및 그것의 보장 범위와 보편성 여부에 관한 정의가 약간 다르겠지만, 국적이나 이념을 막론하고 어느 정도 통용되는 잣대가 있다. 특히 인권이 보편적이라 주장한다면, 그 잣대를 지리적·정치적 거리와 무관하게 일관되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잘 알다시피, 전 세계에서 가장 참혹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는 거대한 수용소가 휴전선 건너에 있다. 북한에겐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머나먼 중동 분쟁을 향해 인지상정 운운하는 게 논리적인가? 보편 권리를 논하면서 가장 가까운 지옥엔 왜 눈을 감는지? 내 주변 이웃도 못 챙기는 부류가 인류애를 설파하고 다녀 봐야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이 대통령이 말하는 인권은 인류애의 발로가 아니라 진영논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최소한 '보편'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마땅히 우리 곁의 비극부터 직시하는 게 정상적인 사고의 순서 아닐까?

3. 국격을 도박판에 올린 자해적 외교

일국의 지도자가 특정 국가를 지목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 올릴 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국가적 이익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의 생존은 수출 제조업과 에너지 안보, 그리고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 자유민주 진영의 결속에 달려 있다. 반도체와 방산 분야의 핵심 파트너이자 미국의 중요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굳이 폄하하고, 전략적 가치가 불분명하고 동맹국도 아닌 이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은 우리 공동체의 생존 기반을 위협하는 자해 행위 아닌가? 이스라엘의 행태를 쉴드치자는 게 아니다. 대통령은 개인의 사견을 함부로 발설하는 자리가 아니고, 외교는 개인의 도덕적 만족감을 충족하는 무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철저히 실질적 태도로 국익을 계산해야 할 자리를 왜 사적인 감상과 이념적 편향으로 오염시키나. 대통령의 무분별한 언행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자산과 안보 위기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 언행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이토록 경솔하게 행동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