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 법안 85% 넘긴 국회, 나눠서 낸 법은 24%만 통과
22대 국회 후반기가 9월 1일 문을 열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8월 27일 정부가 답해야 할 '56개의 결정적 질문'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질문을 뽑는 국회가 법을 통과시키는 국회이기도 했다면 사정이 나았을 것이다. 22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은 23.9%로, 21대 국회(30.2%)보다 6.3%포인트 뒤졌다.
질문은 56개, 통과율은 24%
연합뉴스가 2월 집계한 같은 기간 비교에서 22대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21대보다 400건 이상 적다. 서울경제가 보도한 건수로는 3884건 대 4329건이다. 전반기가 끝난 3월 말로 기준을 옮겨도 구조는 같다. 쿠키뉴스 집계에서 발의 1만7485건 중 처리는 4427건(25.3%), 미처리는 1만3058건이었다. 국감장에서 "왜 그랬냐"를 물을 에너지가 있다면, 본회의 표결에도 에너지가 있어야 정상이다.
합의하면 85%는 넘는다
처리율을 발의 주체로 쪼개면 병명이 보인다.
| 구분 | 발의 | 처리 | 처리율 |
|---|---|---|---|
| 상임위원장 발의(여야 합의) | 680건 | 577건 | 84.9% |
| 정부 발의 | 469건 | 182건 | 38.1% |
| 의원 발의 | 1만6336건 | — | 22.5% |
여야가 함께 서명한 위원장 발의 법안은 10건 중 8건이상 넘어갔다. 국회가 일을 못하는 몸이 아니다. 정당이 따로 내는 법안을 걸어 막는 것일 뿐이다. 22대 국회의 저처리율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교섭단체 이합집산의 결과라는 뜻이다.
통과된 법의 67%는 원안이 아니다
통과 4427건의 내용도 허톤 아니다. 쿠키뉴스 집계에서 원안가결은 730건, 수정가결 383건이고, 2975건(67.2%)은 대안반영폐기다. 즉 '통과'의 삼분의 이는 자기 법안이 다른 법안에 녹아 사라진 경우다. 제목상 통과율이 실질 입법 성과를 과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이 비면 행정이 커진다
입법 공백은 국회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회가 정하지 못한 규칙은 시행령과 행정지침으로 내려간다. 시장 입장에서는 법보다 고침이 잦은 하위 규범에 기준을 맞춰야 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같은 사업에 다른 잣대가 적용될 위험이 커진다. 작은 정부와 법치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국회의 입법 방치는 특히 비싸다. 재량이 대통령령 뒤로 숨을수록 견제의 대상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발의가 남발이라 처리율이 낮아 보인다"
반론도 있다. 의원 발의 1만6336건이 계류를 키운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21대 국회도 발의 2만5858건 중 63.3%(1만6379건)가 임기만료 폐기됐다. 발의 수를 줄이면 처리율은 저절로 오른다. 계류가 많다고 곧바로 게으른 국회로 단정할 수는 없으며, 처리 건수보다 심사의 질을 봐야 한다는 반박이 가능하다.
그러나 발의 남발과 교착은 별개의 실패고, 둘 다 국회 스스로 고칠 수 있는 것이다. 100일 정기국회 동안 여야가 합의 안건에서 보여준 85%의 통과율이 개별 발의에도 적용되는지가 이번 국회의 성적표다. 질문 56개에 대한 답변서가 아니라, 표결기록으로 답할 몫이 남았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쿠키뉴스, 서울경제, 국회입법조사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KDI 경제교육 게시).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