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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사상 첫 470조 넘겼다…그러나 63조 오차가 진짜 뉴스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9/30 17:15:56· Updated 2026/9/30 18:27:51

한국 재정이 처음으로 연간 국세수입 470조원 선을 넘어선다. 재정경제부가 30일 내놓은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는 478조6000억원으로, 추경 편성 당시 예상보다 63조2000억원 많다. 숫자만 보면 축포 자리다. 속을 열면 이야기가 다르다. 세수가 불어난 까닭이 세금을 잘 걷어서가 아니라, 정부가 반도체 호황의 크기를 애초에 몰랐기 때문이다.

법인세 폭증, 주인공은 두 기업이다

전년 대비 증가분 104조7000억원(28.0%)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법인세에서 나왔다. 법인세 전망치는 136조4000억원으로 추경 때보다 35조1000억원 불었다. 견인한 주체는 두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 합계가 추경 편성 당시 339조원에서 이달 638조원으로 갈렸고, 한 해 사이 두 배로 뛴 이익 추정이 그대로 세금으로 흘러들어왔다.

15.2% 오차는 성적표가 아니라 경고신호다

추경 전망 415조4000억원, 재추계 478조6000억원. 오차율 15.2%로 역대 손꼽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예측에 AI 예측모형까지 동원했지만 기업 이익 전망 자체가 빗나가면 모형이 무용지물이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문제는 오차의 방향이 양쪽이었다는 점이다. 지난 3년간 세수 결손에 시달리더니 올해는 반대로 63조를 초과 징수했다. 추계가 이만큼 어긋나면 국회의 예산 심의 기준 자체가 흔들린다.

구분국세수입비고
2025년 실적373조9000억원저점 회복 단계
2026년 추경 전망415조4000억원정부 추계
2026년 재추계478조6000억원추경 대비 +63조2000억원

이자가 먼저 걷어가는 재정 구조

초과세수 처리를 두고 국채 상환과 미래대응기금이 맞서 있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초과 조세수입을 국채 원리금 상환에 쓰도록 규정한다. 이 규정을 바꿔달라는 게 정부의 요청이다. 숫자는 법 쪽을 지지한다. 국가채무 이자비용은 올해 36조5000억원에서 내년 42조8000억원, 2030년 53조3000억원으로 커진다.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106조원 늘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5%를 넘어섰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초과세수는 전액, 또는 90%에 달하는 50조원 이상을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금리가 높아 국채를 더 발행하면 민간 채권 시장을 밀어내기 때문에, 빚을 갚는 것이 금리 안정의 지름길이라는 논리다.

연도국가채무 이자비용
2026년36조5000억원
2027년42조8000억원
2030년53조3000억원

기금에 담그겠다는 정부, 나름의 논리는 있다

정부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할 근거를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내국세 기준 초과세수 56조2000억원을 내년 편성된 기금 162조3000억원에 얹으면 이론상 218조5000억원까지 커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초과세수 등 가용재원을 양극화·불평등 완화에 쓰겠다고 밝혔다. 정부 구상에 반론만은 아니다. AI 수요가 이끄는 반도체 호황을 구조적 국면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 호황이 꺾일 때를 대비한 재정 안전판이자 청년·성장 재원 확보라는 계획이다.

풍등 세수에 영구 지출을 얹는 순간 사이클이 물어간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373조9000억원이었다. 법인세 컨센서스가 한 해 만에 339조에서 638조로 뛰는 시장이라면, 되돌아갈 때도 같은 폭으로 움직인다. 일회성 세수를 영구 지출 구조로 바꾸면 다음 하강 국면에서 그 빈자리는 국채 발행으로 메워진다. 세입이 반도체 두 기업의 이익 추정에 매달리는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면, 63조의 용처를 정하는 기준은 단순해야 한다. 매년 40조원대로 불어나는 이자부터 끊는 것이 풍등이 꺼지기 전에 할 일이다.


분석 근거: 한국경제 2026년 9월 30일자 세수 관련 보도, 이데일리 2026년 9월 30일자 보도, 재정경제부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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