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대, 중소기업 '이중고' 겪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서면서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납품받는 물건의 가격이 동결되는 상황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에 동시에 처했습니다. 외국에서 원자재나 부품을 많이 수입하는 제조업체들은 환율이 올라 생긴 추가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하기 어려워 벌이가 줄고 있습니다.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514원으로, 1년 전(1354원)보다 11.8% 올랐습니다. 이렇게 환율이 계속 높으면 석유화학, 금속 가공, 기계, 식품 등 기본적인 원자재를 수입하는 산업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습니다. 이들 업종은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 자체가 환율에 따라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어, 환율이 오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집니다.
미주 지역 수출에 주력하는 중소철강업체 대표 A씨는 고환율로 원자재 부담이 커졌고, 장기화된 고환율로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전자 분야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 일감이 줄어 올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감소했다. 대기업과의 납품단가 협상 부담 또한 중소기업의 어깨를 짓누른다.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원·하청 구조 탓에 고환율로 인한 영향을 중소기업이 감내한다. 대기업에 비해 환헤지 수단이 부족한 수출 중소기업에게는 고환율 위기가 더 큰 악재로 작용한다.
중소기업계에서는 환율 변동성 자체가 큰 공포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환리스크 관리 인프라가 전무한 중소기업들은 내년도 사업 계획은 물론 다음 달 원자재 발주 물량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제조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에서 환리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25%에 달하며,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고환율 위기를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닌 거시경제적 충격에 따른 구조적 재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의 선제적인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납품대금 연동제 강화, 규제 개혁 및 디지털 전환 지원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가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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