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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은 中에,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7. 16. AM 11:02:27· 수정 2026. 7. 16. PM 1:28:31

한국 조선업은 지금 두 개의 성적표를 동시에 받아 들었다. 하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력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 밀려 두 자릿수로 쪼그라든 수주 점유율이다. 여기에 미국과 200조원 규모 투자를 약속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까지 얹히면서, 정작 국내 조선소 현장은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다.

점유율 19%, 그런데도 웃는 이유

2026년 상반기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 4295만CGT(1481척) 가운데 중국은 3100만CGT(1131척)를 쓸어 담아 점유율 72%를 기록했다. 한국은 797만CGT(195척), 점유율 19%에 그쳤다. 격차는 53%포인트다. 다만 척당 평균 수주 규모는 한국이 약 3만8000CGT로 중국(약 2만6000CGT)을 웃돈다. LNG운반선이 국내 조선 3사 수주의 33%를 차지할 만큼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한 결과이며, LNG선 신조선가는 척당 2억4850만달러 수준이다.

구분중국한국
상반기 수주량3100만CGT·1131척797만CGT·195척
점유율72%19%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113%60%
척당 평균 수주 규모약 2만6000CGT약 3만8000CGT

200조원 베팅, '마스가'의 승부수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중 1500억달러를 조선 협력, 즉 마스가 프로젝트에 배정했다. HD현대중공업은 미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HII)와 파트너십을,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 조선소를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올해 들어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이 각각 2건씩 미 해군 함정 MRO 계약을 수주했고, 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4월 미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계약을 따냈다.

관세 협상의 청구서

마스가는 순수한 산업 전략이라기보다 한미 관세 협상의 부산물에 가깝다. 한국은 자동차 관세 15%를 확보하는 대가로 조선 협력 1500억달러를 포함한 대미 투자 패키지에 합의했고, 연간 투자 상한은 200억달러로 못 박혔다. 기업의 시장 판단보다 국가 간 패키지딜이 투자 시점과 규모를 정한 셈이라, 미국 조선 생태계 재건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자금 회수 지연이라는 청구서가 돌아올 수 있다.

정작 배를 만들 사람이 없다

국내 조선업 이주노동자 비중은 2007년 3.2%에서 2024년 22.7%로 뛰었고, HD현대 계열 조선소에만 외국인 근로자가 1만명 넘게 근무한다. 조선업이 속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미충원율은 14.7%로 전 산업 평균(8.3%)의 거의 두 배다. 업계는 2027년까지 인력 13만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단순 인력 비자(E-9)를 숙련 인력 비자(E-7)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현장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질적 우위론에 대한 반론

고부가가치 선종 집중 전략이 안전판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는다. 중국의 척당 수주 규모도 빠르게 따라붙고 있고, 중국은 저가 물량 공세로 확보한 점유율 자체를 조선 기자재·공급망 협상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우려가 국내 업계에서도 나온다. 점유율 격차가 이 정도로 벌어진 채 몇 년 더 이어지면, 지금의 '기술 우위'가 저절로 지켜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국가가 대미 투자로 관세를 깎고 기업이 해외에서 방산·MRO 계약을 늘리는 동안, 정작 국내 조선소의 병목은 자본이 아니라 사람이다. 마스가에 쏟을 200조원 중 일부를 인력 양성과 숙련 비자 확대에 돌리지 않는 한, 고부가가치 전략도 배를 지을 손이 없어 발이 묶일 수 있다. 대외 투자 패키지의 성패보다, 국내 노동시장 규제를 얼마나 빨리 푸느냐가 이 산업의 다음 사이클을 가른다.


분석 근거: 아주경제, 비즈니스포스트, 뉴스핌, 헤럴드경제, 블로터, 글로벌이코노믹, 뉴스웍스 등의 보도 및 공개 통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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