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24개월 연속 증가, 그런데 인구 지도는 계속 비워진다
한국의 출생 통계가 지금 두 개의 숫자 사이에서 읽힌다. 하나는 2024년 7월부터 24개월 연속 늘어난 출생아 수이고, 다른 하나는 2043년이면 태어나는 아이가 사망자를 웃도는 지역이 한 곳도 남지 않는다는 전망이다. 반등은 사실이다. 다만 그 반등이 인구 곡선의 방향을 바꿨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역대 최고 증가율을 찍은 상반기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출생아는 14만5804명으로 1년 전보다 15.4% 늘었다. 6월 단월은 2만3111명, 증가율 15.6%로 6월 기준 역대 최고다. 합계출산율은 6월 0.88명으로 1년 전보다 0.11명 올랐고, 출생의 선행지표인 혼인은 2분기 6만2065건으로 10분기 연속 증가 중이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25만4300명, 합계출산율 0.80명이었으니 올해 0.9명대 복귀가 현실적 목표로 나섰다. 23일 발표되는 7월 인구동향에서 25개월 연속 증가가 확인되는지가 첫 관문이다.
| 지표 | 수치 | 변동 |
|---|---|---|
| 상반기 출생아 | 14만5804명 | +15.4% |
| 6월 출생아 | 2만3111명 | +15.6% (6월 기준 역대 최고) |
| 6월 합계출산율 | 0.88명 | +0.11명 |
| 2분기 혼인 | 6만2065건 | +4.9% (10분기 연속 증가) |
숫자를 움직인 곳, 움직이지 못한 곳
반등의 내부는 균등하지 않다. 서울 강남구는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출생아가 늘었다. 2023~2025년 연평균 13.3% 증가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629명으로 13.2% 늘었다. 소득 기준 없는 난임 시술비 지원, 셋째 이상 500만원까지의 출산양육지원금, 월 30만원씩 최대 1년 지급되는 '아빠 육아휴직장려금'이 겹친 결과다. 서울 전체 상반기 출생아도 2만6924명으로 18.7% 늘었다. 반면 경기도는 재정난을 이유로 출생아 1명당 50만원의 산후조리비를 이달 말 접수분으로 끊는다. 같은 도 안에서도 화성은 4분기 소급 지원을 검토하고 평택은 내년부터 자체 조례를 만들며 하남·시흥은 기존 지원을 유지한다. 태어나는 시기와 거주지에 따라 같은 아이가 받는 지원이 갈리는 셈이다.
| 구분 | 최근 출생아 | 증가율 |
|---|---|---|
| 서울 강남구(상반기) | 1629명 | +13.2% (4년 연속 증가) |
| 서울(상반기) | 2만6924명 | +18.7% |
| 경기 산후조리비 | 1명당 50만원 | 9월 말 지원 종료 |
늘어도 줄어드는 인구
문제의 본질은 출생아 수가 아니라 인구 대차다. 2024년 사망자는 35만8569명으로 지난해 출생아(25만4300명)보다 10만명 가까이 많다. 출생아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인 지금도 자연감소는 멈추지 않았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의 '2026 대한민국 인구보고서'는 2022년 기준 17개 시도 중 16곳이 이미 자연감소 상태였고 마지막 남은 세종도 2043년이면 합류한다고 본다. 수도권 인구 비중이 2052년 53.4%로 커지는 그 시나리오에서도 수도권 인구 자체는 138만명 줄어든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뼈가 있다. 출산율보다 사람과 일자리가 어디에 모이는지가 각 지역의 남은 시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반등은 구조적이 아니라는 반론
전문가 중에는 이번 반등을 구조적 회복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적지 않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1990년대 초반 출생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규모가 커 30대 중반에 진입하면서 나타난 인구학적 효과라고 짚으면서, 출산 연령이 30대 중반에 몰린 탓에 구조적 반등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도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과 출산이 재개된 시간차 효과라며 일시적 회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반대로 김영미 동서대 교수(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는 2023~2024년 집중된 정책이 결혼과 출산 의향이 있는 청년의 결정을 움직였고 기업의 출산 지원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규모가 큰 90년대생 코호트가 30대 후반을 지나는 내년부터 판가름 난다.
남는 질문
이달 시행된 인구전략기본법이 인구 정책의 틀을 새로 짜고 있다. 강남구와 경북도청(직원 자녀 출생아 2023년 연간 50명에서 올해 8월 말 92명)의 사례는 현금보다 근무 조건과 돌봄 환경이 출산 결정에 닿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기도의 종료 선언은 재정이 먼저 무너지면 그 환경도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24개월의 반등이 세대 효과로 끝나는지 조건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는 통계표가 아니라 일자리와 주거, 돌봄이 실제로 어떻게 바뀌는지가 결정한다.
분석 근거: 이데일리(9월 21일 주간예보·2월 출산율 분석), 연합뉴스(강남구 출생아·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인구보고서), 아시아경제(서울 임산부 의료비 지원), 이투데이·경기일보(경기도 산후조리비 종료), 국민일보(경북도청 출생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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