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포로의 한국행이 한러관계 변수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에서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이 24일 확인된 가운데 한국에 도착하면서, 이들이 밝힐 북한군 파병의 실상이 남북관계와 한러관계에 영향을 줄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며칠 전 무사히 대한민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입국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포로들의 신변 안전과 외교 관계를 고려해 공개를 자제해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사자의 자유의사와 국제법,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사안을 처리해왔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관련국·기관과 필요한 협의를 진행해왔다면서도 당사자와 가족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 신병 처리 여부나 시기, 경로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장 큰 영향 없어"…증언 내용이 핵심
전문가들은 포로의 한국행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진단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로키(low-key·절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남북관계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6년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당시 한국 정부가 유인·납치했다고 주장하며 송환을 요구하며 반발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포로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뒤 한국행 의사를 밝히고 우크라이나가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포로들의 증언이다. 북한은 파병군의 전투 장면과 보훈 행사 등을 공개하며 참전의 정당성을 부각해왔다. 그러나 포로들이 파병 병력의 선발 과정과 자발성 여부, 실제 전투 환경이나 러시아군 내 처우 등과 관련해 북한 주장과 다른 실상을 증언할 경우 북한 당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들을 통해 파병과 전쟁의 실상 등이 알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증언 공개 요구도 나왔다. 유용원 의원은 "두 분의 안전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참전 실상을 우리 국민들에게 직접 말할 기회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식 언급을 자제하며 북한의 반응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의 사안과 달리 포로의 한국행 자체는 한러관계에서 크게 문제 될 사안이 아니라며, 러시아도 이 문제를 크게 부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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