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진폐연금 안 지급한 공단 처분에 법원 위법 판결

박세미박세미 기자· 2026. 9. 28. AM 9:59:49· 수정 2026. 9. 28. AM 11:00:29

탄광에서 진폐증(먼지로 폐가 손상되는 직업병)으로 투병하던 근로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법원이 그 사망도 업무 원인으로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부(정은영 부장판사)는 A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진폐유족연금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유족은 진폐유족연금과 장례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진폐증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냈지만 기각되자 유족은 행정소송으로 다퉤다.

법원이 인정한 인과관계

유족은 법정에서 망인이 진폐증과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진단 이후 호흡곤란 악화, 수면 장애, 불안 장애를 겪었고, 사망 직전에는 진폐 합병증인 기흉 관련 증상으로 정신질환이 더 악화된 상태에서 극단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망이 업무상 질병인 진폐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였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망인이 업무상 질병인 진폐증으로 발생한 정신질환이 악화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단되므로 사망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진폐증으로 오랜 요양 생활을 하며 불안 장애, 수면장애, 우울증세 진단을 받았고 숨지기 1년 전부터는 폐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증세가 심해졌다고 짚었다. 또 A 씨가 의료진으로부터 폐 질환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일상이 너무 힘들고 지쳤다고 표현한 점에 비추어 깊은 절망과 무력감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법원 감정의는 다수의 중증 폐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공포감, 호전을 기대할 수 없는 질병의 악화, 장기 투병으로 인한 고통이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으며 재판부는 이를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이번 판결로 공단의 부지급 처분이 뒤집혀 유족이 진폐유족연금과 장례비를 받을 길이 열렸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