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지방소멸은 대한민국 경제 체질을 파괴한다

박세미박세미 기자· 2026. 9. 29. PM 1:22:25· 수정 2026. 9. 29. PM 1:22:25

전국 국토의 절반 이상이 소멸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방의 인구 공동화와 수도권 과밀이 개별 지자체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 전체를 흔드는 위기라는 지적이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가임 가능 연령층인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으로, 지역이 인구를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로 측정한 소멸의 그림자는 과거 농어촌 오지나 면 단위 지역에 머물지 않았다. 지방의 거점 광역시와 오랜 역사를 지닌 중소도시마저 침식하고 있다.

젊은 여성의 유입이 끊기고 고령층만 남은 도시는 가임 인구가 없어 인구 재생산 능력을 상실한다. 도시 기틀을 유지할 최소 인구 규모가 무너지면서 기초 인프라를 지탱할 세수(지역에서 거두는 세금)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시군구가 늘고 있다. 인구가 줄면 행정 서비스와 삶의 질이 떨어지고, 남은 인구마저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상권과 공공 인프라의 연쇄 붕괴

소멸 위험지수 상승은 생활 인프라 붕괴로 나타난다. 유효 수요가 바닥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상가를 비우고 빠져나가는 현상이 이어진다. 지방 중소도시 원도심은 붉은 임대 현수막으로 뒤덮이고, 대형마트와 극장, 문화 시설 같은 편의 인프라는 빠르게 자취를 감춘다. 도시의 최소한의 라이프스타일 인프라가 파괴된 지역은 젊은 층에게 거주 가능한 공간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더 큰 타격은 의료와 교육 같은 공공 인프라의 연쇄 붕괴다. 아이들이 줄면서 지역 초·중·고등학교가 연쇄 폐교 수순을 밟고 있다. 교육 기반이 무너지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교육 환경을 찾아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사라진 지는 오래됐고, 응급실을 갖춘 지역 종합병원마저 의사 구인난과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 상권·의료·교육이라는 기초 생존 인프라의 무너짐은 다시 인구 유출을 가속화한다. 연쇄 붕괴의 근본 원인은 일자리와 인프라가 수도권으로만 집중되는 이른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양질의 일자리와 유수의 대학, 문화·의료 인프라가 수도권에 과밀하게 몰린 구조에서 지방 청년들은 생존을 위해 고향을 등지고 있다. 지방에서 육성된 인재가 계속 이탈하는 가운데 인재 유출은 지역 기업 경쟁력 약화와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두 필자는 지방 소멸이 국토 이용 효율성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버려진 지방 인프라 유지를 위한 국가 재정 부담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으로 몰린 청년들은 높은 주거비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출산을 포기하며, 수도권 과반이 국가 전체 출산율을 0.6명대로 끌어내리는 상황과 연결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진단은 경영학 박사이자 경제·금융 칼럼니스트인 권의종 (사)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와 이학박사로 에너지 및 교육 정책 전문가인 이왕로 전북대학교 교수(역임)가 공동 작성한 칼럼으로, 지방 소멸을 인구 통계가 아닌 경제 체질 파괴의 문제로 분석했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