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미국 232조 관세 대응 위해 통상교섭본부장에 박정성 임명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박정성을 임명했다. 통상 정책의 최전선 지휘 인사가 이뤄진 시점은 미국이 폴리실리콘에 대한 232조 국가안보 관세를 추진하고, 한미 간 통상 현안이 잇따르는 국내외 환경과 맞물려 있다. 같은 날 정부는 산업부 비상대응 체계 가동 방침도 확인했다.
통상 사령탑 교체의 배경과 경위
이번 인사는 기존 통상 지휘부 교체 흐름의 연장선이다. 앞서 여한구 통상본부장이 직권면직되면서 산업부는 통상 비상체계를 가동한 바 있다. 산업부는 미국의 폴리실리콘 232조 관세에 대응해 민관합동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며, 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 절차를 실질적으로 총괄하게 된다.
232조 관세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근거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와 태양광의 핵심 원료로, 관세가 실제 부과되면 국내 소재·부품 산업의 대미 수출 경쟁력이 직접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민관합동 대응 체계를 꾸린 것은 이런 산업 파급을 미리 차단하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인사의 정치적·정책적 의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통상 분야는 대미 협상이 가장 무거운 과제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비공개 만찬에서 반도체 등 대미 투자와 '3대 메가 프로젝트' 관련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통상 이슈와 정부 협상 창구를 일원화할 필요가 커진 상황에서, 통상교섭본부장 교체는 협상 동선 정리라는 측정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여러 조사에서 하락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통상 성과는 하반기 경제 성과와 직결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45%를 기록한 지지율 흐름을 반전시키려면 가시적인 통상 결과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인사 속도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지지율 하락 원인을 핵심 지지층 이탈로 진단한 것과 별개로, 통상·경제 성과는 중도층 심리에 직접 작용하는 변수다.
향후 협상 국면과 전망
박정성 본부장이 우선 마주할 일정은 232조 관세 대응이다. 미국 상무부의 조사 결론과 품목·세율 확정 시점에 따라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 규모가 결정되므로, 한미 간 협상 창구가 조기에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게 산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 과정에서 한국이 패싱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을 보면, 통상 협상에서도 정보 공유와 사전 협의 채널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민관합동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선 것은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나 관세 철회를 끌어내기보다 예외품목 확보나 세율 완화 등 단계적 성과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박정성 본부장의 협상 역량이 하반기 통상 일정에서 검증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과 산업에 남는 과제
단기적으로는 관세 부과 여부가 소재주 수출 물량과 마진에 변동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기적으로는 반도체·태양광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소재 산업의 원가 경쟁력 유지가 관건이다. 정부가 비상체계를 가동했지만, 관세 안전판 마련 여부는 결국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새 통상교섭본부장의 첫 대미 접촉이 어떤 결론을 내놓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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