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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로 정한 1만700원, 이번엔 소상공인이 법원에 묻는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10. 25. PM 7:12:02· 수정 2026. 10. 25. PM 7:36:00

시급 1만700원은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다. 노동계는 3.7% 인상을 "사실상 동결"이라 부르고, 소상공인연합회는 9년 만에 최저임금 고시 취소 소송을 냈다. 숫자를 두고 싸우다가 이번에는 숫자를 만든 방식 자체가 법정에 세워졌다.

인상률은 온건한데, 폐업은 역대 최대였다

2027년 최저임금 10,700원(월 환산 223만6300원)은 2018년의 16.4% 폭등과 견주면 온건한 수준이다. 그러나 인상률이 아니라 현장의 바닥이 문제다. 2026년 상반기 자영업 폐업은 62만4천 건으로 역대 최고였다(뉴스1·NSP통신 보도). 지불능력이 소진된 사장들에게 3.7%는 온건한 숫자가 아니다.

연도시급인상률
20187,530원16.4%
202510,030원약 1.7%
202610,320원약 2.9%
202710,700원3.7%

합의는 없고, 표결만 남았다

심의는 노사 합의에 실패하고 공익위원 표결로 끝났다. 노동계와 사용자 쪽이 각각 낸 이의신청은 모두 기각됐다. 노동계는 물가를 감안하면 동결이라 진단하고, 사용자 쪽은 지불능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본다. 하나의 결정에 대한 정반대 진단이 둘 다 이의 절차에서 밀려났다.

9년 전엔 각하, 이번엔 본안 심리가 관건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8월 5일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두 가지다. 업종별 구분과 지불능력 미반영, 그리고 표결로 밀어붙인 결정 구조. 2018년 유사 소송이 각하로 끝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본안 판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아시아경제·한국경제 보도). 첫 변론은 12월 3일이며, 원고 쪽은 패소할 경우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저임금 위에서 자라는 두 번째 바닥

법정 공방이 계속되는 동안 임금의 바닥은 이미 갈라져 있다. 서울의 자치구들은 내년 생활임금을 잇따라 12,757원으로 고시했다. 성남시는 12,900원, 부산시는 12,729원이다. 법이 정한 단일 바닥 위에 지자체가 재정으로 쌓는 두 번째 바닥이다. 획일적 최저임금이 흡수하지 못한 지역·업종 격차가 공공예산으로 메워지는 구조다.

구분내년 시급최저임금과의 격차
서울 자치구 생활임금12,757원+2,057원
성남시 생활임금12,900원+2,200원
부산시 생활임금12,729원+2,029원

승패보다 무거운 질문

중소벤기업부 이소영 장관은 10월 초 업종별 차등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뉴스1).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차등이 저임금 업종에 합법적 저임금을 새기는 길이며, 3.7%는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 동결이라는 입장이다. 소송의 승패보다 무거운 건 따로 있다. 매해 되풀이되는 표결과 이의, 그리고 법원행까지, 정해진 규칙 없이 건너는 결정 방식이 노사 양쪽의 신뢰를 함께 소모시킨다. 인상률을 지수에 묶든 업종 범위를 법에 두든 숫자 이전에 '정하는 방식'의 합의가 먼저다. 12월 3일, 그 질문이 처음으로 법정에 올라간다.


분석 근거: 뉴스1, 뉴시스, 연합뉴스, 문화일보, 한국경제, NSP통신, 정책브리핑, 아시아경제 보도 및 위키백과 최저임금 연혁 통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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