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은 원두값이 아니라 구조가 올린다광장
원두값은 인상의 명분이 될 수 있어도 커피값의 전부는 아니다. 잔값을 밀어올리는 건 임대료와 수수료 구조다.
김인환 필자2026년 9월 25일지금 논쟁 중 · 2라운드
커피값 인상, 원가 때문일까 소비자 감수 때문일까?
원가 때문이 아니라 구조가 올린다
구조가 아니라 소비자 감수가 올린다
점수 구성
- AI 논리 분석 57%68:32
- 반박 수 43%50:50
- 독자 판정 가산점이 더해져 있습니다
- AI 논리 분석 40 · 반박 수 30 · 근거 20으로 매긴 기본 점수에 독자 판정 가산점을 더합니다. 성향은 AI가 주장의 방향을 읽어 붙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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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값이 오르면 뉴스는 늘 같은 문장을 반복합니다. 국제 원두 가격이 올라서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인데, 최근 커피 전문점들이 잇따라 값을 올리며 원두 원재료 상승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 명분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잔값의 진짜 구조를 가장 잘 가려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원두값이 올랐다는 말 자체를 부정하려는 게 아닙니다. 원두 거래가격이 오르는 추세라는 보도가 있는 만큼, 원재료 단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문제는 그 원두가 한 잔 커피의 원가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다는 겁니다. 한 잔을 내리는 데 들어가는 원두의 양은 정해져 있고, 그 원두 단가가 두세 할 오른다고 해서 잔값 전체가 수백 원씩 올라야 하는 산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잔값의 대부분은 임대료와 인건비, 포장재, 그리고 가맹본부가 걷어가는 수수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두는 그 복잡한 비용 구조의 한 조각일 뿐입니다.
그 조각의 크기를 가늠해 보겠습니다. 한 잔을 팔아 들인 돈이 먼저 가게 임대료를 갚고, 알바생 인건비를 채우고, 컵과 뚜껑과 빨대 같은 포장재 비용을 떼고 나면, 그다음에 가맹본부에 내야 하는 로열티와 가맹금이 남습니다. 마지막 끝자락에 원두 원가가 놓이는 셈인데, 가격을 올릴 때는 가장 작은 그 끝자락의 항목이 전면에 내세워지고 가장 큰 항목들은 뒤로 숨습니다. 참 편리한 설명 방식입니다. 비용이 오르는 건 언제나 원두 탓이고, 비용 구조를 바꿔야 할 이유는 언제나 사라지니까요.
가맹본부 수수료 구조야말로 잔값을 끌어올리는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가맹점주는 매출액 기준으로 본부에 일정 비율을 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매출이 오르든 내리든 매월 내야 하는 고정 비용이 따로 있습니다. 원두값이 오르면 가맹점주의 마진이 줄어드니 본부는 점주에게 가격 인상을 권하거나 방치하고, 잔값은 올라갑니다. 그런데 원두값이 내려가면 어떻게 됩니까. 본부 수수료는 내려가지 않고,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고, 인건비는 내려가지 않습니다. 인하를 요구할 동력이 구조적으로 사라져 있는 겁니다. 가격이 오를 때는 원두값이 스피커가 되고, 내릴 때는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침묵이 이어지는 셈입니다.
같은 원두, 같은 기계로 내린 커피가 동네마다 천 원이 넘게 차이가 나는 현실을 보십시오. 원두값이 잔값을 결정한다면 같은 원두를 쓰는 두 잔의 가격이 그토록 벌어질 리가 없습니다. 그 차이는 자리값이고 브랜드값이며, 그 브랜드값의 상당 부분이 가맹본부의 수수료로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소비자가 더 비싼 잔값을 치를수록 그 초과분은 원두 농가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본부의 수익과 상권의 임대료를 키우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커피 전문점 수가 수만 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면 가격이 내려가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잔값이 일제히 오르는 현상은 원두 한 가지 변수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수만 개의 점포가 저마다 다른 임대료와 인건비 구조를 가지고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폭으로 값을 올린다는 것은, 시장이 작동하는 게 아니라 비용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가맹본부 수수료 체계가 전국적으로 비슷한 형태로 퍼져 있기에, 원두값이라는 공통 명분만 내세우면 일제히 인상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그러니 인상의 명분을 원두값에만 두지 말아야 합니다. 임대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가맹본부 수수료가 매출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 포장재 단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함께 놓고 잔값을 논해야 합니다. 원두값이라는 가장 작은 항목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가장 큰 항목들은 감시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원두값이 오르면 내일 당장 표를 바꾸는 사람들이, 원두값이 내려도 잔값을 내린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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