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700원, 안 오르는 12.5%
최저임금은 해마다 오르는데, 정작 그 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2026년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시급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1만320원보다 380원, 3.7% 오른 금액이다. 숫자만 보면 매년 반복되는 협상 뉴스지만, 그 뒤에 깔린 미만율·자영업 소득 통계를 놓고 보면 이 제도가 겨냥한 사람들에게 실제로 닿고 있는지부터 다시 물어야 한다.
표결로 돌아간 결정, 합의는 1년짜리였다
2026년 적용 최저임금(1만320원, 2.9% 인상)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노사 공동 합의로 결정돼 화제였다. 하지만 2027년 적용분은 다시 표결로 갈렸다. 재적 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사용자위원안 15표, 근로자위원안 11표, 무효 1표로 사용자안이 채택됐다. 노사 간 격차가 최종 협상에서 30원까지 좁혀졌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지만, 합의 방식이 정착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만율 12.5%, 법이 닿지 않는 자리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최저임금액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276만 1000명, 전체 임금근로자의 12.5%에 이른다. 최저임금을 올릴수록 그 선 아래 머무는 근로자 비율이 함께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선을 높이는 것과 그 선을 실제로 지키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제라는 뜻이다.
자영업 현장의 숫자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는 자영업자의 34.0%가 월평균 소득이 현행 최저임금보다 낮다고 답했고, 59.2%는 이미 고용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서강대 안태현 교수의 2013~2019년 자영업자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 오를 때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의 폐업 확률은 2.6%포인트, 창업 3년 미만인 경우 8.4%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의 폐업 확률은 오히려 0.4%포인트 낮아져, 충격이 균일하지 않고 '누구를 고용했는가'에 따라 갈린다는 점을 보여준다.
| 구분 | 수치 | 출처 |
|---|---|---|
| 2027년 적용 최저임금 | 10,700원 (3.7%↑) | 최저임금위원회 |
| 최저임금 미만율(2024년) | 12.5% (276.1만명) | 통계청 경활조사 분석 |
| 월소득 최저임금 미만 자영업자 | 34.0% | 한국경제인협회 |
|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폐업확률 변화(임금 10%↑ 시) | +2.6%p | 안태현(서강대) 연구 |
반론도 있다
노동계는 미만율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임금 인상을 늦출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이유라고 본다. 최저임금을 깎아서 미만율을 낮추자는 논리는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명목임금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분명히 있고, 프랜차이즈·대형 유통 등 지불 여력이 있는 업종에서는 고용 충격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그래서, 다음 협상은 무엇을 봐야 하나
단일 최저임금을 전 업종·전 지역에 일률 적용하는 현행 방식은 지불 여력이 다른 사업장을 하나의 잣대로 묶는다. 업종별·지역별 구간 설정이나 자영업자 지원과 최저임금 인상을 분리해 설계하는 방안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도된 대안이다. 매년 몇 퍼센트 올랐는지를 두고 다투는 뉴스 사이클보다, 12.5%라는 미만율과 자영업자 폐업 확률이 왜 같이 움직이는지를 따지는 쪽이 다음 논의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분석 근거: 최저임금위원회, 뉴스1, MBC뉴스, 한국NGO신문, 헤럴드경제, 파이낸셜뉴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분석자료.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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