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기술

사흘 뒤 만료되는 희토류 유예…중국 자석 카드에 묶인 한국

류근웅류근웅 기자· 11/7/2026, 3:04:21 PM· Updated 11/7/2026, 3:38:26 PM

11월 10일, 중국 상무부의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가 법적으로 만료된다. 오늘(11월 7일)은 그 유예가 시작된 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베이징은 9월 말 미중 합의로 유예를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지만, 시한을 정한 공고 자체는 고치지 않았다. 입으로는 세 달을 벌었고 서류상으로는 사흘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두 개의 시한이 공존하는 상태

시점조치
2025.4공고 18호로 중희토류 7종 수출통제(유예 없음)
2025.10.9공고 61호, 통제를 자석·부품으로 확대하고 역외 적용
2025.11.7공고 70호로 61호를 1년간 유예
2026.9.28미중 합의로 2027.1.10까지 연장 발표(공고 개정 없음)
2026.11.10법적 유예 만료

중국은 2025년 10월 9일 공고 61호로 희토류 통제를 자석·부품·모듈까지 확대했다가, 부산 미중 정상회담(2025년 10월 30일) 직후 공고 70호로 1년간 집행을 멈췄다. 올해 9월 28일 상무부는 유예를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발표가 번호가 붙은 공고 개정을 수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Carra Globe 분석). 법적 시한이 도과하면 추가 절차 없이 통제 전체가 부활한다.

국경을 무시하는 '0.1% 규칙'

공고 61호의 뾰족한 부분은 역외 적용이다. 사마륨-코발트 자석, 테르븀·디스프로슘 함유 네오디뮴 자석, 스퍼터링 타깃 등 나열 품목에 중국산 희토류가 제품 가치의 0.1% 이상 들어갔다면, 중국 밖 공장에서 만들어도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가 필요하다. 미국이 반도체에 쓰는 외국직접생산규칙(FDPR)과 같은 구조를 광물로 옮겨 온 것이다. 2025년 4월 통제된 중희토류 7종(디스프로슘·테르븀·사마륨 등)은 유예조차 없이 지금도 허가 대상이다.

94%라는 벽, 15년이라는 시간

항목수치
세계 소결 영구자석 중 중국 비중(2024)94%
중국의 중희토류 분리 능력 비중97%
한국 희토류 수입 중 중국 비중(2024)47.5%
한국 정부 비축 목표18개월분

숫자가 본질을 보여준다. 2024년 기준 세계 소결 영구자석의 94%가 중국산이다(IEA 집계, Carra Globe 인용). 정제 단계에서도 중국은 경희토류 분리의 88%, 중희토류 분리의 97%를 쥐고 있다(BISI 보고서, 2026년 9월). 미국의 연간 분리 능력은 1만5천 톤으로 국내 수요 4만5천 톤의 3분의 1 수준이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채굴부터 자석까지 공급망을 국내에 다시 세우는 데 최대 1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산한다.

한국의 47.5%에는 자석이 빠져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 기준 2024년 희토류 수입액 중 중국 비중은 47.5%로, 2019년의 71.6%보다 내려왔다(전자신문 보도). 원광은 다변화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품이 되는 자석·정제 단계에는 대체 공급원이 사실상 없다. 정부는 비축을 6개월분에서 18개월분으로 늘렸고, 2025년 12월 한중 산업 장관 회의에서 희토류 공급 지원 합의도 얻어냈다. 다만 상대는 카드를 내려놓지 않는 쪽이다.

반론: 연장이 상수라는 읽기

유예는 이미 한 번 늘어났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투자규제(어필리에이트 룰) 집행 유예를 받아냈고 미국은 공급망 충격을 피했듯, 양쪽 모두 협상 유지에서 이익을 본다. BISI는 중국의 지배적 지위가 최소 2030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는데, 시간이 중국 편이라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해석도 성립한다. 규제를 쓰는 것보다 쥐고만 있는 쪽이 수익이 크다.

시간을 산 것과 능력을 얻은 것은 다르다

18개월 비축은 시간을 샀을 뿐 능력을 얻지는 못했다. 자석과 정제 설비 없는 공급망 안보는 만료일마다 베이징의 서류 한 장에 흔들린다. 통제가 부활하든 다시 유예되든, 한국이 셀 수 있는 답은 비축량이 아니라 자석 생산능력이다. 행정 허가를 지렛대 삼는 무역 질서에는 신뢰가 아니라 대응 능력으로 답하는 수밖에 없다.


분석 근거: BISI 중국 희토류 공급망 보고서(2026.9.30), Carra Globe 중국 수출통제 분석(공고 61·70호), IEA·미 GAO 집계(인용), 전자신문·한국무역협회 통계(2025.4.15), CSIS 희토류 분석.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