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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3.4%, 소비는 -0.2%…금리 인상의 비용은 가계 몫이다

류근웅류근웅 기자· 11/7/2026, 11:04:29 AM· Updated 11/7/2026, 11:50:31 AM

한국 경제가 두 개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3분기 경제는 전년 동기보다 3.4% 커졌는데, 가계가 쓴 돈은 오히려 줄었다. 성장률 숫자는 4년 만의 호황을 말하고, 소비 지표는 별개의 경기를 말한다. 이 간극에서 한국은행은 11월 26일 네 번째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성장의 주인공은 반도체 공장이었다

3분기 국내총생산 속보치(전기비 1.0%)를 항목별로 열면 그림이 달라진다. 설비투자가 4.1% 늘며 성장을 끌었고, 반도체 R&D와 데이터센터가 축이던 지식재산권 투자도 2.3%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0.2%로 두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소비(1.9%)조차 가계 소비보다 크게 늘었다. 성장률의 주체는 공장과 정부였지, 시장에 나선 소비자가 아니었다.

항목(전기비)3분기
민간소비-0.2%
정부소비+1.9%
설비투자+4.1%
지식재산권 투자+2.3%
총수출+2.3%

금리는 심리보다 지갑에 먼저 닿는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7월 2.75%, 8월 3.00%로 두 차례 올렸다. 물가가 목표(2%)를 웃돌고 자산시장이 달아올랐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이 조임이 균등하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7월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4.64%로 석 달 연속 상승했고, 은행권 가계대출의 57.3%가 변동금리다. 기준금리가 한 단계 더 오르면 이자 청구서는 한두 분기 안에 가계에 도착한다.

시점기준금리
2025년 5월2.50%
2026년 7월2.75%
2026년 8월3.00%
2026년 11월 26일시장, 인상 관측 우세

심리지수 100 위, 지갑은 닫혀 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4로 여섯 달 연속 장기평균(100)을 넘어섰다. 사람들이 경기를 나쁘게 보지 않는데도 소비는 줄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민간소비 감소 원인을 주식거래대금 감소와 자동차 업계 파업 같은 일시적 요인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1인당 GNI가 4만 달러대 진입을 앞둔 나라에서 소비가 줄어든다면, 늘어난 소득이 어디로 흘렀는지를 물어야 한다. 3분기 숫자는 그 답으로 반도체 설비와 증시를 가리킨다.

인상 반대 쪽에도 숫자가 있다

인상을 서두르지 말라는 쪽의 근거도 분명하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9월(2.9%)보다 내려왔다. 물가 진정 신호가 나오는 시점의 추가 인상은 내수를 조일 위험을 키운다. 반대로 인상 쪽 논리도 정리된다. 물가는 여전히 목표를 위에 있고 코스피는 종가 7000선을 넘겼으며, 해외 투자은행 8곳의 올해 성장률 전망 평균은 3.7%까지 올라왔다. 모건스탠리는 11월 인상과 내년 1분기 추가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 지금 잡는 총비용이 나중에 잡는 비용보다 낮다는 계산이다.

4만 달러 시대가 남긴 과제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3% 중반 성장과 마이너스 소비의 간극은 더 벌어진다. 통화정책은 평균을 다스리지만 평균에서 밀려난 쪽은 언제나 봉급과 이자 사이에서 살아가는 가계다. 수출이 만든 성장을 가계 소비로 잇는 통로는 금리가 아니라 노동·서비스 시장 개혁의 몫이다. 그 통로를 비워 두는 동안 4만 달러는 절반만 도착한 성적표로 남는다.


분석 근거: 한국은행(3분기 GDP 속보치·기준금리 추이·10월 소비자동향조사), 정책브리핑, 통계청 물가동향, 연합뉴스, 조선일보, 뉴시스.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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