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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 후 기업들의 교섭 방식 변화 우려

박당근박당근 기자· 2026. 4. 19. PM 12:38:27· 수정 2026. 4. 25. AM 8:50:52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기업의 노동조합 협상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시행 한 달여 만에 포스코 하청업체 노조들이 분리 교섭을 인정받으면서, 기업은 여러 개의 노조와 개별적으로 협상해야 하는 '쪼개기 교섭' 확산을 걱정하게 되었다.

지난 4월,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포스코 하청노조들의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민간 대기업에서 처음 나온 결정으로, 노동위는 상급 노동단체가 다른 경우 교섭 단위를 나눌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결정으로 포스코는 원청 노조 외에 3개 하청 노조와 각각 별도의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원청 노조까지 포함하면 포스코는 매년 4개 노조와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포스코 사례를 시작으로 상급단체별 '쪼개기 교섭'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업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대응하며 혼선을 겪고 있으며, 언제 어떤 단위로 교섭 요구가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가 교섭 의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으나, 현장에서는 이를 벗어난 요구가 덧붙여지는 등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기업은 교섭 상대가 급증하면 비용과 리스크가 몇 배로 확대될 우려가 크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지난 19년간 평균 교섭 기간은 123일이었다. 교섭이 결렬될 경우 파업도 늘어날 수 있어, 기업의 교섭 부담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년 내내 교섭만 하다가 시간이 허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섭 비용 상승뿐 아니라 교섭 결렬에 따른 리스크로 생산 중단이나 납기 미준수 사례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스크를 피하려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하청 업무의 AI 대체나 해외 이전을 검토하며 국내 고용을 축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 일부 사업장의 교섭 단위 분리 신청은 기각되면서, 노동위원회 판단이 엇갈리는 데 따른 현장의 불확실성도 이어진다. 하청 근로자 지위 문제를 둘러싼 기존 갈등에 '교섭 단위 분리'라는 새로운 쟁점까지 더해지면서 산업 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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