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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은 3년 반 치인데 점유율 7%…한국 조선의 두 장부

류근웅류근웅 기자· 2026. 9. 13. PM 5:05:08· 수정 2026. 9. 13. PM 5:05:16

한국 조선업이 두 개의 장부를 들고 다닌다. 하나는 3년 반 치 일감이 쌓인 수주잔량 장부고, 다른 하나는 한 자릿수로 꺾인 월별 점유율 장부다. 같은 산업에서 나온 숫자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8월 7% 대 85%, 벌어진 격차

영국 클락슨리서치 집계로 8월 글로벌 신조선 수주에서 한국은 31만CGT(10척)를 받는 데 그쳤다. 점유율 7%다. 중국은 359만CGT(107척), 85%를 가져갔다. 6월도 사정이 비슷했다. 1~8월 누적 점유율은 16%로 중국과의 격차가 60%포인트까지 벌어졌다(비즈니스포스트).

시기한국중국
5월199만CGT · 44%211만CGT · 47%
6월50만CGT · 9%445만CGT · 85%
8월31만CGT · 7%359만CGT · 85%
1~8월 누적16%76%

그런데 조선소는 굶지 않는다

8월 말 기준 한국의 수주잔량은 3,796만CGT로 세계의 18%를 차지한다. 산업연구원(KIET)은 국내 업계가 약 3.5년 치 일감을 쌓았고 올해 수출 물량을 1,046만CGT로 전망했다. 신조선가지수는 8월 186.34로 2021년 6월(138.79)보다 33% 높다(연합뉴스). 값이 비쌀 때 물량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는 셈이다.

'질로 승부'라는 계산

6월 한국의 척당 평균 수주 규모는 3만8,000CGT로 중국(2만6,000CGT)보다 컸다. 적게 받되 비싼 배, 즉 LNG운반선과 방산 등 고부가 선종에 베팅하는 구조다. 상반기 수주량이 전년보다 60% 늘면서도 점유율이 19%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연합뉴스·뉴스핌).

반론: 점유율이 곧 실적은 아니다

수주액 기준으로는 한국의 경쟁력이 나쁘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의 중심이고, 조선 빅3에겐 '조 단위 순익' 전망까지 나온다(비즈워치). CGT라는 자로 재면 한국이 작아 보일 뿐이라는 반박은 타당하다. 다만 잔량이 줄어들면 가격 협상력도 함께 약해진다는 경계(해사뉴스) 역시 틀린 말이 아니다. 월별 점유율 요동은 그 예고편일 수 있다.

진짜 병목은 시장이 아니라 사람

호황의 그늘은 현장에 있다. 빅3의 외국인력 비율은 2021년 5%에서 2024년 18%로 뛰었고(CEO스코어데일리), 정부는 조선업 전용 E-9 쿼터 폐지까지 검토해왔다. HD현대는 올해 초 외국인 고용을 줄이고 내국인 중심 채용으로 방향을 틀었다(한국경제). 산업 최초의 노사정 협의체도 꾸려졌다(매일경제). 점유율 7%가 위기라는 진단과 점유율은 목표가 아니라는 반박 사이에서 숫자가 확실히 말해주는 것은 하나다. 3년 반 치 일감은 언젠가 소모되고, 그때 배를 만들 사람이 있어야 값을 받아낼 수 있다. 시장 점유보다 인력 수급이 먼저다.


분석 근거: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뉴스핌, 해사뉴스, CEO스코어데일리, 한국경제 보도 및 클락슨리서치·산업연구원(KIET) 통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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