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4년 만에 외화 위탁운용을 고난도 채권 중심으로 전환
민간의 해외주식 투자 기반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은행이 2012년 국내 자산운용사에 외화자산 운용을 맡기기 시작한 지 14년 만에 지원 전략을 전환한다. 선진국 주식 패시브 위탁은 줄이는 대신 고난도 글로벌 종합채권 운용을 확대해 국내 운용사의 실질적인 글로벌 투자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은행이 국내 자산운용사에 맡겨온 외화자산 위탁운용을 시작한 지 14년 만에 전략을 전환한다. 16일 한은이 발표한 '국내 운용사 대상 외화자산 위탁운용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르면 위탁 규모를 키우는 대신 어려운 채권 투자까지 다룰 수 있는 운용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당초 목표였던 '양적 기반 조성'이 상당 수준 달성됐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국내 해외투자 주식펀드 순자산은 2020년 27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 163조원으로 약 6배 늘었고,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여러 종목을 모아 주식처럼 거래하는 펀드)는 같은 기간 1조6000억원에서 126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한은의 국내 운용사 위탁 규모도 2012년 1억달러에서 올해 7월 32억1000만달러로 32배 넘게 커졌다. 현재 위탁액은 선진국 주식 19억2000만달러, 미국 종합채권 7억달러, 중국 주식 5억9000만달러 규모다.
28개국 3만개 종목, 운용 난이도 대폭 상승
핵심은 기존 미국 종합채권 전략을 '글로벌 종합채권(Global Aggregate)'으로 바꾸는 것이다. 미국 종합채권이 1개국 약 1만개 종목을 다루는 데 비해 글로벌 종합채권은 약 28개국 3만개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경기 사이클, 환율 변동성까지 함께 분석해 초과수익을 내는 액티브 운용 전략이다. 외화자산 전체에서 주식과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번 재편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국내 운용사의 주식 위탁을 줄인 만큼 해외 운용사 비중을 늘리고, 채권은 반대로 국내 운용사 비중을 확대하는 구조다.
구체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은은 3개 운용사를 대상으로 선진국 주식 위탁액 가운데 합계 10억달러 안팎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운용사의 운용 비중은 2022년 3.5%, 2023년 3.7%, 2024년과 지난해 3.9%를 기록하며 중장기 목표인 1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4년째 정체됐다.
이번 재편이 10% 목표 포기나 지원 축소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게 한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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