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백신 사망 예비교사 국가 보상 판결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소판 감소와 혈전(피떡) 생성을 유발할 수 있는 희귀 질환(TTS) 의심 증상으로 사망한 20대 예비교사의 유족에게 정부가 피해보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국가 책임 범위를 인정한 판결이다.
초등교사를 준비하던 고(故) 이유빈 씨는 2021년 7월 26일 모더나 백신을 접종했다. 접종 나흘 만에 이상 증세를 보였고, 접종 12일 만인 2021년 8월 7일 혈전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제주 보건당국은 백신 이상반응 확인을 위해 질병관리청에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검사를 의뢰했으나,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의견을 이유로 즉각적인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제주 보건당국이 해외 사례를 근거로 검사 필요성을 요청한 지 9일이 지나 사망 판정 이후에야 검사가 실시되었다.
정부 피해조사반은 이 씨의 사망 원인을 항인지질항체증후군으로 추정하며 코로나19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피해보상을 거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이 씨의 사례를 임상적 특이 사례, 젊은 연령, 근거 자료 부족 등을 고려해 사망 위로금 지원 대상으로 결정했다. 유족이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질병관리청은 2024년 2월 이를 기각했고, 유족은 같은 해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예방접종과 질병 간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간접적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 재판부는 이 씨가 백신 접종 다음 날부터 이상 증상을 보였고, 접종 4일 만에 중증 혈전증으로 입원해 치료받다 사망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예방접종과 혈전증 발생, 사망 사이의 시간적 밀접성을 인정했다. 질병관리청이 인과관계 부정의 핵심 근거로 제시한 항인지질항체증후군 가능성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종합적인 판단 결과, 이 씨의 사망과 예방접종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추단할 수 있다고 판시하며 국가의 피해보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경우, 예방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 증명이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지 않더라도 간접적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추단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을 보여주며,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피해보상 절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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