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eTimes

엔비디아 베라 루빈에 전력반도체 가치 두 배로 뛴다

모민철모민철 기자· 2026. 9. 25. AM 12:43:26· 수정 2026. 9. 25. AM 12:43:26

엔비디아 차세대 AI 서버 플랫폼 '베라 루빈'(VR200)의 전력반도체 가치가 전 세대(GB300)의 거의 두 배로 전망됐다. 전력반도체는 서버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부품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공개한 'AI 인프라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반도체의 가치가 크게 뛰는 이유는 플랫폼 구조에 있다. 베라 루빈은 72개의 루빈 GPU와 36개의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를 하나의 랙 단위 시스템으로 묶은 플랫폼으로, 에이전틱 AI와 대규모 추론을 겨냥해 개발됐다.

전력 공급이 성능을 좌우한다

AI 서버의 연산 성능이 높아지면서 서버 내부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변환하는 부품의 중요성이 커졌다.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수요 확대로 전력반도체 납기가 다시 길어지고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고객사들이 장기공급계약으로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하면서 공급업체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온세미는 대규모 신규 공장 건설 대신 기존 시설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AI 데이터센터의 고전압 전력 구조에 대응하는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바이코는 생산능력 부담이 커지면서 두 곳의 신규 생산시설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렌드포스는 일부 전력반도체의 납기가 최대 52주까지 길어진 것으로 파악했으며, 인피니언은 올해 AI 서버와 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냉각 시스템도 고도화되고 있다. 공랭만으로 고성능 GPU의 열을 처리하기 어려워지면서 냉각수로 열을 직접 식히는 액체냉각이 AI 서버의 핵심 설비로 자리 잡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액체냉각 장비업체 아우라스는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에 냉각판과 매니폴드를 공급하며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부품업체 로테스도 빠른 연결·분리가 가능한 냉각 연결장치 출하를 늘리고 있다. 엔비디아 자체적으로도 전력 구조를 바꾸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 VR200 출시 단계부터 800볼트(V) 고전압 직류 전력 구조를 지원하고 이후 루빈 울트라부터 본격적인 대규모 적용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압을 높이면 같은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전류가 줄어 전력 손실과 구리 사용량을 낮출 수 있다.

MLCC 탑재량도 두 배 수준으로 전력반도체와 함께 수동부품의 비중도 커진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는 전자회로의 전류를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신호 간섭을 줄이는 역할을 하며, AI 서버는 높은 전압과 온도에서 장시간 가동되는 만큼 일반 서버보다 높은 용량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5월 엔비디아 GB200 보드 한 장에 약 6500개의 MLCC가 사용되며 차세대 루빈 구조에서는 약 1만20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AI 서버의 전력 사용량과 회로 복잡도가 높아지면서 전력반도체는 물론 MLCC, 전력 공급장치, 인쇄회로기판(PCB), 액체냉각 부품 등 주변 부품의 탑재량과 요구 성능이 함께 높아지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의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게 된다"며 "AI 투자 확대의 수혜가 GPU와 HBM에 머무르지 않고 전력반도체와 MLCC, 전력 공급장치, 액체냉각 등 서버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 브리핑 구독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무료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