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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조 쏟아도 못 막는 지방소멸

류근웅류근웅 기자· 7/31/2026, 1:02:23 PM· Updated 7/31/2026, 2:48:24 PM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022년부터 매년 1조 원씩 지역에 뿌려지고 있다. 그런데 그 돈이 흐르는 5년 동안 전국 소멸위험지수는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재정을 투입할수록 지표가 개선되는 게 아니라, 투입 규모와 무관하게 수도권 쏠림과 학령인구 붕괴가 그대로 진행됐다는 뜻이다. 돈의 문제가 아니라 처방의 문제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든다.

숫자로 확인된 악화 속도

한국고용정보원 기준 소멸위험지수는 2021년 6월 전국 평균 0.750에서 2026년 6월 0.525로 5년 만에 0.225 떨어졌다. 광역 단위에서 지수 1.0 이상 '안전지대'는 2021년 세종 한 곳이 유일했는데, 그 세종마저 2026년 0.926으로 낮아지며 안전지대가 전국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광역시도는 2021년 4곳에서 2026년 10곳으로 두 배 넘게 늘었고, 기초자치단체는 229곳 중 141곳(61.5%)이 이미 위험 구간에 들어섰다.

구분2021년 6월2026년 6월
전국 평균지수0.7500.525
소멸위험 광역시도 수4곳10곳
안전지대(지수 1.0↑)세종 1곳0곳
세종 지수1.3800.926

대학 정원 미달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지방 4년제 대학 다수가 경쟁률 3대 1 이하, 일부는 1대 1에도 못 미치는 0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17곳 중 일반대 10곳이 6대 1 이하였고, 2025학년도 추가모집에서 정원을 못 채운 49개 대학 중 40곳이 지방대였다. 학령인구가 반짝 늘어난 해에도 이 흐름이 꺾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지방대 위기가 출산율 문제가 아니라 지역 자체의 흡인력 문제임을 보여준다. 학생이 없어서가 아니라, 졸업 후 남을 일자리와 인프라가 그 지역에 없어서 벌어지는 일이다.

기금은 왜 지수를 못 이겼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인구감소지역 89곳과 관심지역 18곳에 기초지원계정 7500억 원, 광역자치단체 15곳에 광역지원계정 2500억 원을 나눠준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부터 집행률 낮은 지역을 우수지역 평가에서 배제하고 성과분석 배점을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뒤집어 보면 지난 몇 년간 상당수 지역이 돈을 받고도 성과를 못 냈다는 자인이다. 지자체 단위로 쪼개 나눠주는 보조금 방식은 인구가 이동하는 광역 노동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엔 단위가 작고, 사업 다수가 시설·행사성 지출에 머물러 정주 여건 자체를 바꾸지 못했다는 지적이 KDI 등에서 반복됐다.

반론: 아직 판단은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기금 시행 5년은 인구 구조를 되돌리기엔 짧은 시간이라는 반론도 타당하다. 인프라와 산업 유치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고, 지수 하락 속도가 기금이 없었을 때보다 완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반론이 성립하려면 최소한 하락 '속도'가 둔화되는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발표된 수치는 오히려 위험지역 확산이 가속되는 그림을 보여준다.

규제 완화 없는 재정 투입의 한계

지방 인구 유출의 실질적 동인은 수도권 집중 규제 완화 부재, 지방 노동시장의 얇은 산업 저변, 대학 정원의 중앙 통제다. 돈을 나눠주는 것만으로는 기업이 지방에 사업장을 낼 유인이 생기지 않고, 대학 정원 조정 권한을 지자체와 대학에 넘기지 않는 한 지방대는 중앙정부가 정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버티다 소멸한다. 재정 살포보다 규제와 자율성을 지역에 돌려주는 쪽이 지수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이다.


분석 근거: 한국고용정보원 소멸위험지수, 서울경제,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대한민국 정책브리핑(행정안전부), 한국대학신문·교육을 비추다 보도. 공개 데이터·보도에 근거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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